LG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지체된 사이 삼성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가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G의 전략 분야인 고가 프리미엄 대형TV 부문에서도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1년 가까이 지연됐던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공장이 지난달 말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지만 이미 벌어진 격차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도 빠르게 약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집계에 따르면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전자 QLED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삼성전자 QLED TV는 올해 1분기 154만대를 판매했고, 2분기에도 코로나19 불황을 뚫고 140만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QLED TV 시장 전체를 보면 올해 2분기 판매량이 168만5000대에 달했다. 지난해 2분기 120만대와 비교해 40%나 성장했다.
반면 LG전자와 소니가 주도하고 있는 OLED TV는 지난 2분기에 56만8000대 판매에 그쳤다. 지난해 2분기 61만1000대에 비해 7% 가량 역성장했다. 이로 인해 삼성이 주도하는 QLED의 판매량이 LG가 주축인 OLED TV보다 3배나 더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에 QLED와 OLED의 격차가 2배였으나 올해는 3배로 더욱 간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삼성은 LG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고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75인치 초대형 TV 시장에서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고, 2분기의 매출 점유율은 50% 이상 기록했다. 특히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각 65.5%, 54%로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달 본격적인 8.5세대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한 광저우 공장에서 "대형 OLED는 회사 미래 성장의 핵심축이다. 신공장을 본격 가동해 양적·질적 성장을 모두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격차 확대로 ‘대형 OLED 사업 리더십 강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LG가 이미 대세가 된 QLED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LG는 글로벌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삼성을 따라잡아야 할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의 거센 추격도 따돌려야 한다. LG전자의 2분기 TV 판매량 점유율은 446만2000대로 9.8%에 그쳤다. 판매량 기준으로 576만3000대(12.7%)를 기록한 중국의 TCL에 밀려 점유율이 3위로 떨어졌다. 중국의 TCL과 하이센스 등이 저가 전략과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LG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는 형국이다.
OLED 패널을 양산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아픈 손가락'이다. 2018년 취임 후 LG디스플레이의 정상화가 구 회장의 최우선 과제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구 회장 취임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OLED 패널을 전 세계에서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QLED에 밀린다면 흑자 전환이 쉽지 않다.
LG전자 측은 올 하반기에 블랙프라이데이 이벤트가 있고, OLED의 공급 확대와 다양한 프로모션, 가격 하락 등으로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지만 OLE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와도 경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는 QD OLED(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의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G의 주요 고객사인 소니와 파나소닉 등 주요 TV 브랜드에 QD OLED TV 디스플레이의 시제품을 공급하는 등 반응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