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올해 신예 투수를 두루 기용하고 있다. 또 한 명의 신예 투수를 '깜짝 선발 카드'로 준비한다.
지난 23일 류중일 LG 감독은 남호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그 이유에 대해 "남호에게 (1군) 선발 등판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남호는 올해 1군과 2군을 통틀어 선발 등판한 경험이 한 번도 없다. 우선 2군에서 선발로 던질 기회를 주는 것이다.
남호는 프로 2년 차다. 지난해 5라운드 전체 45순위로 입단해, 지난 7일 프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중간 계투로 3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2.57로 합격점을 받았다.
LG는 10월 3일(KT전)과 10일(NC전) 2주 연속 더블헤더를 치를 예정이다. 선발 투수가 한 명 더 필요하다. 류중일 감독은 "남호가 2군에서 한 차례 선발로 던진 뒤, 로테이션에 빈자리가 생기면 남호를 투입할 것"이라며 "이상규와 이우찬까지 모두 선발 후보다"고 했다. 류중일 감독은 남호를 1군에 처음 등록했을 때도 그가 선발 투수에 맞는 유형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LG 마운드에는 최근 젊은 투수의 성장이 눈에 띈다. 지난해엔 정우영이 LG 소속 선수로는 22년 만에 신인왕을 수상했다. 2017년 1차 지명 투수 고우석은 팀의 든든한 마무리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엔 프로 1~2년 차 투수의 기용이 더욱 두드러진다. 2020년 1차 지명 투수 이민호는 선배 정찬헌과 번갈아 열흘에 한 번씩 선발 등판한다. 프로 첫 선발 등판이었던 5월 21일 삼성전을 시작으로 8월 26일 삼성전까지 10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했다. 8월까지 평균자책점은 3.39였다. 지난 7일 롯데전에서 1⅓이닝 10실점 했지만, 다음 등판(15일 한화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안정감을 되찾았다. 1군에서 값진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2020년 2차 1라운드 3순위 좌완 김윤식은 1승 3패 평균자책점 6.56을 기록 중이다. 선발 투수로 8경기(전체 18경기)에 등판할 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1차 지명 투수로 입단한 이정용은 불펜에서 계속 호투하고 있다. 올해 1군에 데뷔한 그는 23일까지 총 22경기에서 3승 2홀드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 중이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2020년 8라운드로 지명된 성재헌은 8월 말 1군 마운드를 밟아본 뒤 지난 10일 입대했다. 류중일 감독은 성재헌의 1군 선발 등판을 고민하기도 했다.
LG는 지난 2년 동안 22명의 신인 가운데 투수를 15명 뽑았다. 그 가운데 절반이 넘는 8명이 벌써 1군 마운드에 한 차례 이상 경험했다.
신예 투수에게 프로 1군은 꿈의 무대다. 소중히 얻은 기회를 잘 살려 1군에서 주축 전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 반면 실패를 경험하고 다시 2군에 내려가더라도 1군에서의 경험은 동기부여가 된다. 즉, 미래의 발판이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