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개막과 함께 오랜 갈증에 시달려 온 농구팬들의 시선을 끌어 당기는 선수가 있다. 안양 KGC인삼공사의 가드 변준형(24)이 그 주인공이다. 올해로 프로 3년 차. 아직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은 선수지만, 변준형에 대한 농구팬들의 기대감은 응원하는 팀을 막론하고 뜨겁기만 하다.
변준형은 17일 원주 DB, 18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원정 2연전에서 각각 18득점 4어시스트 3리바운드, 11득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 6스틸로 맹활약했다. 결과는 DB전 99-81, 현대모비스전 85-78로 KGC인삼공사의 2연승. 개막전 패배를 포함해 초반 2패를 쌓으며 주춤했던 KGC인삼공사로선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KGC인삼공사의 2연승은 매 경기 공수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변준형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김승기 감독은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KGC인삼공사의 시즌 슬로건을 '뺏고 또 뺏고'로 선언했다. 뺏고 또 빼앗아 끝내 우승 트로피까지 가져오겠다는 게 KGC인삼공사의 목표다. 그리고 화려한 드리블과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코트를 수놓은 변준형은 KGC인삼공사가 추구하는 공격적인 수비의 키 플레이어가 되어줄 선수다. 현대모비스전에서 보여준 6개의 스틸이 이를 증명한다. "가드라서 리바운드보다 스틸을 많이 노린다"는 변준형은 "스틸할 때 상대 생각을 읽으려고 한다. 뒤에서 받쳐주는 (문)성곤 형도 있으니까 적극적으로 스틸을 나가라고 감독님께서도 말씀하신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건 스틸 뿐만이 아니다. 김승기 감독이 "1대1로 변준형을 막을 선수가 없다"고 극찬할 만큼 공격 스킬이 좋다. 팬들은 이런 변준형의 플레이가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카일리 어빙을 떠올리게 한다고 해서 '코리안 어빙'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김승현, 김선형 등 리그 탑급 가드들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이유다. 변준형 본인은 "어빙을 좋아하고 그의 경기 영상을 정말 많이 본다. 별명에 감사하고 더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을 향한 기대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올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외국인 선수들의 합류가 늦어지면서, 리그 초반 국내 선수 활약이 더욱 중요해졌다. 프로 3년 차를 맞아 끊임없이 성장 중인 변준형 역시 팀에서 맡은 역할과 책임감 모두 막중해졌다. 변준형은 "지금 분위기를 이어가며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1라운드에서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고 싶다"는 말로 의욕을 드러냈다. 김승기 감독의 신뢰 속에 팀의 주축으로 올 시즌을 무사히 잘 치러낸다면, 변준형은 또 한 꺼풀을 벗고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변준형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