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구단은 16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내부 FA 유희관과 계약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1년, 총액은 최대 10억원이다. 연봉은 3억원, 인센티브는 7억원이다.
유희관은 통산 97승을 거둔 리그 대표 좌완 투수다. 2013시즌부터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역대 4번째 기록이다. 빠른 공의 평균 구속은 시속 130㎞대 초반에 불과하다. 그러나 정확한 제구력과 탁월한 수 싸움을 앞세워 단점을 극복했다. 두산 역대 좌완 투수 통산 최다 승수 기록도 보유했다.
그러나 30대 중반을 넘은 나이가 FA 계약에서 악재로 작용했다. 2020시즌 5점(5.02)대 평균자책점에 그치며 하락세를 보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음은 계약을 마친 뒤 만난 유희관과의 인터뷰.
- 최종 협상은 언제 끝났나. "어제 결정했다."
- 인센티브가 연봉보다 더 많은 계약이다. "예전 모습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구단에서 신경을 써주신 것 같다."
-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FA 계약이다. "홀가분하다. 올 시즌도 준비를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맞다고 본다. 계약한 이유는 두산에서 내가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두산팬 덕분에 사인한 것 같다."
- 제2의 야구 인생이 시작됐다. "제2의 야구 인생을 그려봤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었다. 시작한 팀에서 마무리하는 게 맞다고 본다. 계약 기간은 1년이지만, 그래서 두산에 남고 싶었다. 난 두산 색이 강한 선수다. 잔류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다.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들었다. 다른 팀에 가도 길어야 2~3년 더 뛸 수 있었을 것이다."
- 김태형 감독이 전한 말이 있다면. "고생했다는 말을 해주셨다. '열심히 잘 준비하라'는 말을 해줬다. 잘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 다시 선발 경쟁이다.
"후배들의 실력이 성장한 점은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선발 경쟁에서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예년보다 평균자책점은 낮추고, 몰리는 공을 줄이는 게 숙제라고 생각한다."
-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개인 운동을 했다. 다른 시즌보다 조금 더 열심히 많이 운동한 것 같다. 트레이너와 1대1로 함께 운동했다. 하체 운동과 코어 운동을 중점적으로 했다. "
- 향후 일정은. "2차 스프링캠프에서는 연습 경기 위주의 일정이 진행된다. 일단 이천에서 합숙하면서 몸을 더 잘 만들 생각이다."
-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9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고 싶다. 내가 가장 애착이 많은 기록이다. 소속팀 두산이 2020시즌에 아쉽게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다. 팀 우승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