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의 노경은은 관록을 과시하고 있다. 타 팀과의 세 차례 평가전에 등판해 7이닝 동안 7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22일 SSG와 시범경기에선 4이닝 3피안타 4탈삼진 2실점 했다. 그는 "현재 컨디션도 좋고 페이스도 순조롭다"라며 "시즌 때도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다짐했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평소에 노력을 많이 하는 베테랑답게 잘 준비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노경은은 1년간의 공백기를 딛고 지난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2019년 FA(자유계약선수) 이뤄지지 않아 롯데를 1년 동안 떠나있던 그는 지난해 복귀와 동시에 선발진의 한자리를 꿰찼다. 총 25경기(선발 24경기)에 등판해 133이닝을 던졌다. 승리(5승 10패)는 적었지만, 퀄리티 스타트(11회·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와 평균자책점(4.87)에서 보이듯 안정감 있는 투구를 했다. 그는 "지난해 성적에 만족한다.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적 없고, 1군에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시즌 1군 경기에 계속 선발 투수로 나설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노경은과 박세웅, 이승헌, 서준원, 김진욱까지 5명이 세 자리를 놓고 펼쳐지는 쇼케이스가 치열하다. 이들 후보 모두 평가전과 시범경기에서 사령탑에 눈도장을 찍기 위해 연일 호투 중이다.
박세웅은 평가전에서 평균자책점 1.29(7이닝 7실점 1자책)를 기록했다. 이승헌이 평가전 2경기에서 4⅔이닝 3실점(1자책)을, 서준원은 시범경기를 포함해 이달 4차례 실전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을 올렸다. 2021년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입단한 김진욱은 1군 첫 실전 등판이던 지난 21일 키움과의 시범경기에 등판해 2⅔이닝 동안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많이 고민된다. 사실 행복한 고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은 시범경기에서) 국내 선발 투수 후보를 저울질 해야 할 것 같다. 계속 코치진과 회의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노경은도 "롯데 선발 투수가 많이 좋아졌다. 미래를 책임질 영건이 많이 나타났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자신을 제외하고 선발 경쟁 중인 네 명을 두고 "어벤져스"라고 표현했다. '4인 4색'을 장점으로 손꼽아서다. 노경은은 "이승헌은 하드웨워(196㎝·97㎏)가 뛰어나고, 150㎞에 육박하는 서클 체인지업이 좋다. 아마도 제2의 염종석 선배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점쳤다. 이어 "박세웅은 최동원의 선배 등의 '안경 에이스' 계보를 잇지 않나"라며 "서준원은 사이드암 투수가 놀랍게도 150㎞ 공을 던진다. 롯데 선발진이 다양성을 통해 점점 갖춰가는구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무서운 신인' 김진욱에 대해선 "팔 각도가 높아 양현종(텍사스)과 비슷해 보인다. 성장할 자질이 엿보인다"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절대 양보할 마음은 없다. 그는 "후배들과 경쟁 속에 항상 긴장하며 지낸다"라며 "41~42세까지 뛰고 싶다. 베테랑인 만큼 잘해야 계속 현역으로 뛸 수 있다. 올해 10승-150이닝을 하고 싶다"는 말로 목표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