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내셔널스의 왼손 투수 존 레스터(37)가 6시즌을 보냈던 시카고 컵스의 홈구장인 리글리 필드 마운드에 다시 오른다.
레스터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워싱턴은 시즌 성적 16승 20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물고 있으며, 19승 20패인 컵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다. 두 팀 다 지구 선두와는 3경기 차다.
레스터는 2015년 컵스와 6년 1억5500만 달러(1764억원) 대형 계약을 맺고 6시즌을 활약했다. 6시즌 동안 77승 44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했다. 특히, 2016년 활약이 돋보였다. 그해 정규리그 32경기에 선발 등판해 19승 5패 평균자책점 2.44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올랐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2경기 등판 13이닝을 던지며 1승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했다.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그해 컵스는 1908년 이후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섰다.
컵스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레스터는 8개월 만에 리글리 필드 마운드에 오른다. 작년 9월 17일 클리블랜드 경기 이후 첫 리글리 필드에서의 등판이다. 레스터는 지난 시즌 종료 후 구단 옵션을 실행하지 않아 바이아웃 1000만 달러(114억원)를 받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됐다. 올해 1월 워싱턴과 1년 총액 500만 달러(57억원)에 계약해 팀을 옮겼다. 올 시즌 성적은 3경기 선발 등판, 승리 없이 1패만을 떠안으며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 중이다.
리글리 필드에서의 경기를 앞둔 레스터는 “시카고는 6년 동안 나의 집이었다. 내 아이들은 거기서 자랐다”며 운을 뗀 뒤 “팬들이 관중석에 위치하게 되어 기쁘다. 관중석의 팬들 얼굴을 보면 기분이 좋을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레스터는 컵스와 작별을 한 뒤 지난해 11월 시카고 시내 4개 술집에서 팁을 포함해 총 2만2538달러(2564만원)를 쓰며 팬들을 위해 맥주 3000잔 이상을 돌렸다.
레스터가 컵스의 1루수 앤서니 리조를 상대하는 것 또한 기대되는 부분이다. 레스터와 리조는 각각 2002년과 2007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신인 드래프트 지명을 받았다. 보스턴 시절 두 선수는 암을 극복하기도 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컵스에서 같이 뛰며 투타 핵심 선수로도 활약했다. 레스터는 리조와의 맞대결에 대해 “그날 경기에서 가장 두드러질 매치업이 될 것이다”라며 “한두 개의 너클볼을 던질 수 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