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성시경이 정규 8집 'ㅅ(시옷)'의 발매를 알리는 온라인 쇼케이스를 열었다.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인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댄스곡을 타이틀로 선택해 눈길을 끈다. 부드러운 음색의 발라드로 사랑받은 성시경의 색다른 도전이다.
성시경은 'I Love U(아이 러브 유)'를 설명하며 "나의 춤을 맘껏 볼 수 있는 곡"이며 크게 웃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싶었다. 마흔 세살인 내가 힘겹게 춤을 추며 노래하면 희망을 가지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tvN '온앤오프'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많은 사람들이 참 다양한 걸 하면서 살고 있구나'라고 느낀 것이다. 나한텐 이번 댄스곡 도전도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성시경은 "아마 뮤직비디오 보시면 '역시 한계가 있구만'이라고 웃으실 수 있다. 근데 그게 포인트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사랑해주실 것 같다"고 기대했다.
정규 8집 'ㅅ(시옷)'은 일상 속 사람, 사랑, 삶, 시간, 상처, 선물, 손길, 시 등 시옷으로 시작하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것들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낸 앨범이다.
앨범 이름에 대해 성시경은 "큰 의미는 없었다. 나와 영혼을 나눈 작곡가 심현보 형이 문득 제안했다. 설명을 들어보니 '사람, 사랑, 삶 등' 시옷으로 시작하는 여러 단어가 내 노래의 주제와 닿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결정하고 나니까 꼭 한자 '사람 인(人)' 같기도 하고, 8집을 연상시키는 '여덟 팔(八)' 같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성시경은 달라진 환경에 낯설어 하기도 했고, 10년만 정규를 꺼내며 가요계에 쓴소리도 보탰다. 온라인 쇼케이스란 낯선 풍경에 대해서 "너무 새롭다"며 "내가 옛날 사람인지는 몰라도 예전에는 신문사 다니면서 하루종일 앨범 소개했던 걸로 기억이 난다"고 작게 웃으며 과거를 떠올렸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만나니 우울하기도 하다. 세월이 참 많이 변한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그 동안 크게 바뀐 음악시장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간의 작업물을 앨범으로 내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 "솔직히 얘기하면 장사를 해야하는 시대 아닌가. CD는 일종의 굿즈가 됐다"라며 "아이돌 팬들이 앨범을 통해서 음악을 듣진 않는다. '내 스타가 판매하는 상품이니 사줘야겠다'는 마음으로 CD를 산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런 의미에서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덜 하게 됐다. '낼 게 있어야 내지'라고 생각해 온 것이다. 구색 맞추기 식으로 하고 싶진 않았다"고 솔직한 의견을 더했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생각이 조금씩 바뀌어 간다. 예전에는 앨범을 자주 내는 행위가 민망했다. 그런 생각을 조금씩 바꿔 꾸준히 앨범을 내볼 계획이다"라고 앞으로의 마음가짐도 드러냈다.
음악 산업의 분배 구조에 대한 의견도 덧붙였다. 성시경은 "어떤 산업이든 유통사가 제작사보다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간다면 그 산업은 반드시 망하게 된다"라며 일침을 가했다.
성시경은 "최근 문제가 됐던 사례만 봐도 그렇다. 배달하는 어플리케이션이 힘이 생기면서 수익을 많이 가져간다고 하니 자영업자들이 힘들어 하지 않냐"며 "그런 것들은 누군가 조정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말을 끝낸 후 "이런 얘기까진 할 필요 없었는데. 너무 진지했다"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음반 작업을 함께한 선배 뮤지션인 조규찬에 대한 존경심도 드러냈다. 조규찬은 '방랑자'라는 곡을 선물했다. 성시경은 "밤 기차에 오른 방랑자의 내용을 가사로 쓴 곡"이라면서 "화자의 고독, 자유, 희망, 그리움을 너무 잘 담아낸 노래"라고 말했다.
또 "처음 들었을 때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너무 좋았다"라며 "조규찬 형에게 달라고 했더니 자기 부르려고 만든 노래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 부르는 노래, 너 부르는 노래 따로 있냐고 열심히 설득해 가져왔다"고 밝혔다.
곡에 대해서 크게 자부했다. "라떼는 하는 분들은 이 곡을 굉장히 좋아한다. 옛날 감성이라는 말이다. 어린 친구들은 이 곡에 어리둥절하더라. 난 듣는 순간 속된 말로 뻑이 갔다. 여행을 떠나는 느낌, 풍경을 보면서 드는 생각들이 쭉 가사에 녹아있다. 어디 추운 산에 가서 캠핑을 하고 커피 한 잔하면서 '난 왜 인생을 그렇게 보내지 못했을까'라고 담담히 후회하게 만드는 곡"이라며 연신 감탄을 했다.
마지막으로 악뮤 이수현에 대한 애정까지 드러냈다. 눈 여겨 보는 후배가 있냐는 질문에 "요새 악뮤 이수현에 푹 빠졌다"라며 "걔는 미친 것 같다"며 거칠게 애정을 드러냈다.
성시경은 "어떻게 그렇게 노래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이뻐 죽겠다"며 후배 사랑을 표현했다. 또 "악뮤 활동도 너무 좋지만, 이수현이 솔로로도 많이 활동했으면 좋겠다. 아깝다"고 전했다.
활동을 앞두고 기대하는 대중 반응에 대해선 "메시지보다는 한 곡 한 곡 좋은 노래 모아서 꾸며 본 앨범이다. 이 앨범이 어떤 앨범이다. 제가 얘기하는 것보다 들어주시고 판단해주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겸허하게 판단을 기다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성시경의 앨범은 21일 발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