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사이영상 3회에 빛나는 맥스 슈어저(37)였다. 슈어저는 23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 필라델피아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슈어저는 지난 수년간 꾸준히 호투한 에이스이자 이물질을 폭로한 제조자가 꺼낸 명단에 포함된 인물이다. 선발 투수의 경기 중 검사를 의무화한 새 규정이 아니더라도 검사의 대상이 되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이날 슈어저는 예상했던 것보다 잦은 이물질 검사와 마주해야 했다. 슈어저는 첫 검사인 1회 말 종료 때 비교적 순순히 대응했다. 표정과 몸짓에는 불만이 녹아있었지만, 공식적인 새 규정인 만큼 반발하지 않았다.
문제는 두 번째, 세 번째까지 검사가 진행됐다는 점이다. 3회 말 슈어저가 브라이스 하퍼를 삼진으로 솎아내고 마운드를 내려오자 심판진이 다시 한번 검사를 진행했다. 슈어저는 모자를 벗고 양팔을 벌린 채 다시 한번 검사를 받았다.
폭발한 건 4회 말이었다. 방아쇠는 상대편인 조 지라디 필라델피아 감독이었다. 지라디는 4회 말 알렉 봄이 삼진으로 물러나자 슈어저를 다시 한번 검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심판진이 다시 한번 이물질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슈어저에게 통보했다.
슈어저는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모자를 벗어 던졌고 벨트를 푼 채 두 팔을 들어 올리며 강하게 결백을 주장했다. 지라디 감독은 머리까지 검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데이브 마르티네즈 워싱턴 감독이 항의하는 등 그라운드는 일순간 혼란에 빠졌다.
검사 후에도 양자 간에 쌓인 갈등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5회 말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가다 지라디와 눈이 마주친 슈어저는 필라델피아 벤치를 향해 몇 마디 말을 던졌다. 분노한 지라디가 맞받아치다 심판진에 의해 경기장에서 퇴장당했다. 슈어저도 퇴장당하는 지라디를 보며 글러브와 모자를 들어 올려 다시 한번 결백을 주장했다.
촌극이다. 현지 기자들도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진 것을 비판했다. 워싱턴 포스트의 담당 기자 제시 더거티는 해당 사건에 대해 “젠장, 점점 미쳐가고 있어(Holy hell this is getting nuts)”라고 비판했다. 저스틴 벌랜더의 동생이자 폭스 스포츠의 MLB 애널리스트인 벤 벌랜더도 “지금 MLB가 완전히 미쳐 가고 있다(MLB is straight madness right now)”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