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일 SSG전부터 3연패를 당한 뒤, 1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3-2로 신승하며 분위기 전환을 노렸지만, 이어진 리그 상위 팀 삼성과의 2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올 시즌 유일하게 상대 전적(6승 1무 1패)이 앞섰던 최하위 한화와의 4·5일 2연전도 1패 1무를 기록했다.
KIA는 6월까지 25승 43패를 기록하며 리그 9위에 머물렀다. 최형우, 박찬호 등 주축 야수들이 부상에서 복귀한 뒤 잠시 반등했다. 7월 첫 6경기에서 전승을 거뒀고, 올림픽 브레이크가 끝나고 리그가 재개한 뒤 치른 4경기에서도 2승 2무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하락세다. 전환점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투·타 엇박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대할 수 있는 선발 투수가 나선 경기에서는 타선이 침묵한다. 지난 2일 광주 삼성전이 대표적이다. 신인왕 후보이자 리그 피안타율(0.193) 1위를 지키고 있던 이의리가 등판한 경기였다. 그가 5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분투했지만, 타선은 1득점에 그쳤다. 이의리는 올 시즌 등판한 18경기에서 평균 1.83점밖에 지원받지 못했다. 리그 선발 투수의 평균 득점 지원(3.51점)보다 크게 낮은 기록이다.
외국인 투수 다니엘 멩덴이 등판한 1일 두산전도 그랬다. 멩덴은 7이닝 동안 2점만 내줬다. 하지만 KIA 타선은 그가 마운드에 있을 때 1점밖에 내지 못했다. 9회 초 최원준의 역전 투런 홈런 덕분에 3-2로 승리했지만, 전형적인 승리 공식은 지켜지지 않았다.
모처럼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한 경기에서는 불펜이 흔들렸다. 4연패 기로에 있던 5일 한화전 얘기다. 0-1로 지고 있던 2회 초 공격에서 최원준이 상대 선발 투수 김기중 상대 2타점 적시타를 치며 바로 역전을 이끌었다. 3회는 김태진이 1점 더 달아나는 1타점 2루타를 쳤다.
하지만 4회 말 마운드에 오른 우완 사이드암 투수 박진태가 사구와 2루타를 허용하며 2·3루 위기를 자초한 뒤 후속 세 타자를 상대로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3-3 동점을 내줬다. 바뀐 투수 한승혁도 최재훈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7회 초 2사 1루에서는 4번 타자로 나선 황대인이 한화 셋업맨 김범수로부터 중월 투런 홈런을 치며 5-4, 재역전을 이끌었다. 그러나 KIA는 결국 승리하지 못했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9회 말에 안타 2개와 사구 1개를 허용하며 동점 위기를 자초한 뒤 에르난 페레즈에게 동점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5일 현재 9위 KIA는 10위 한화와의 승차는 4경기에 불과하다. 한화는 거포 유망주 김태연과 페레즈가 합류한 뒤 공격력이 좋아졌다. 이제 KIA는 위가 아닌 아래를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선수단을 향해 "이미 일어난 일에 미련을 두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눈앞에 상황에 집중해야 한다. 말처럼 쉽지 않지만, 최대한 심플하게 생각하는 선수가 성공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순위, 연패 숫자를 지워야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반드시 1승이 필요한 경기에서 투·타 엇박자가 이어지면 KIA의 하위권 탈출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