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캡틴’ 전준우(35)의 타격감이 식을 줄 모른다. 팀이 5강 도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타선의 핵으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전준우는 7일 잠실 두산전에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2득점 1타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이날 경기 전 치러진 서스펜디드 게임에서도 안타 하나를 추가하면서 이날 하루에만 4안타를 추가했다.
9월 이후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9월 타율 0.417을 기록했던 전준우는 10월 들어서도 7경기에서 0.464로 오히려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10경기 중 무안타 경기는 9월 28일 LG전 단 한 번뿐이다. 3안타 이상만 3번이다. 치면 안타가 된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팀 사령탑과 최고참도 전준우의 활약에 엄지를 들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7일 승리 후 인터뷰에서 “요즘 타격 머신인 캡틴이 활약했다”고 칭찬했다. 이어 팀 최고참 이대호는 “요즘 준우의 타격이 기가 막힌다. 맞으면 안타가 된다”면서 “야구를 오래 했지만,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라고 했다.
전준우의 힘은 선수 개인의 성적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활발한 타격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대호는 “준우의 타격감이 올라오면서 타선 앞뒤 선수들의 방망이도 올라오고 있다”라며 “시즌을 치르다 보면 타격감이 좋은 선수도 있고 안 좋은 선수도 있기 마련이다. 타격감 좋은 선수들이 안 좋은 선수를 커버할 수 있어야 좋은 팀이다. 그래야 안 좋은 선수도 부담을 덜고 빨리 제 컨디션을 찾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가을 내내 활약을 이어가는 중인 전준우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전준우의 역할은 방망이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주장으로서 베테랑 이대호와 역할도 나눠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대호는 “작년부터 후배들에게 엄격하게 하는 부분은 준우에게 맡겼다. 저는 장난을 많이 쳐주고 친구처럼 대하려고 노력 중이다”라며 두 고참이 역할을 양분했다고 설명했다. 한동희, 추재현, 나승엽 등 어린 선수들이 하나둘 1군 벤치에 등장하는 시점에 두 사람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전준우의 활약과 함께 롯데도 다시 한번 가을을 노리는 중이다. 7일 서스펜디드 게임을 포함해 두산에 2승을 거둔 롯데는 60승 63패 5무(승률 0.488)를 기록하며 5위 키움을 1.5경기 차로 추격했다. 롯데의 타선, 그리고 이를 지탱하는 전준우의 방망이에 남은 시즌 롯데의 성적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