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20)이 14일 강원 춘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올드 코스에서 끝난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최종전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아울러 박민지(23)는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대상 등 3관왕을 달성했다.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유해란은 13번 홀(파4)에서 박주영(31)에게 공동 선두를 내줬다. 그러나 박주영이 14·15번 홀에서 연이어 보기를 기록하면서 유해란에게 기회가 왔다. 유해란은 15·16번 홀 연속 버디로 다시 앞섰고, 1~3라운드 합계 11언더파로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2억원. 2010년 데뷔해 이번까지 KLPGA 투어 250개 대회에 나섰던 박주영은 합계 8언더파로 유해란에 밀려 데뷔 첫 우승 기회를 또 한 번 날렸다.
지난 2019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처음 우승했던 유해란은 그동안 섬에서 열린 대회에서 유독 강해 ‘아일랜드 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를 2연패 했던 그는 9월 경기 안산 대부도에서 치른 엘크루·TV조선 프로 셀러브리티에서 우승했다.
산지 지형에 위치한 골프장에서 치른 이번 대회에서 유해란은 매서운 샷을 선보이며 우승했다. 특히 지난해 최혜진(22)에 밀려 준우승했던 대회에서 우승해 의미가 남달랐다. 유해란은 “작년 대회 결과가 아쉬워서 올해 잘하고 싶었다. 다승(2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해 뿌듯하다”면서 “아버지 생일이 곧 다가온다. 상금 중 일부를 아버지 선물을 사는 데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6승을 달성하면서 국내 여자 골프 사상 처음으로 시즌 상금 15억원을 돌파한 박민지는 최종전 2라운드에서 3오버파로 컷 탈락했다. 그러나 대상 포인트 2위에 있던 임희정(21)이 5오버파 컷 탈락하면서, 박민지가 상금과 다승(6승)에 이어 대상(680점)까지 시즌 3관왕을 달성했다. 박민지는 “마지막엔 아쉬웠지만, 올 시즌 전체를 보면 충분히 잘했기 때문에 자책하고 싶지 않다”면서 “(올 시즌 6차례) 컷 탈락했으니 1점씩 뺀 94점을 나에게 주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국내 투어에서 여러 성과를 냈던 박민지는 “지금이 가장 위험할 때”라며 스스로 채찍질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전년도보다 상금 순위를 더 올리는 것이 목표였다. 내년에는 올라갈 곳이 없다. 유지하거나 내려갈 일만 남았다. 올해 6승도 엄청난 결과였다. 내년에는 2승 이상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겨울에 체력 훈련부터 다시 할 생각이다. ‘초심을 잃지 말자’는 마음으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평균 타수상은 장하나(29·69.91타)가 차지했고, 신인상은 송가은(21·2177점)이 받았다.
한편 한국(8승)과 일본(6승)에서 프로 통산 14승을 달성한 김하늘(33)은 이 대회 2라운드(9오버파 공동 72위)를 마친 뒤 현역에서 공식 은퇴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24일 일본 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노부타 그룹 마스터즈GC 레이디스에서 일본 투어 은퇴 경기를 치렀다. 김하늘은 “선수 생활을 끝내도 나는 골프인이다. 일반인 레슨을 하면서 골프 관련 방송 일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