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1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최고투수상의 영예는 고영표에게 돌아갔다.
사이드암스로 고영표는 올 시즌 이강철 감독이 믿고 내는 '1승 카드'였다. 선발 등판한 25경기 중 24경기에서 최소 6이닝을 책임졌다.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21회로 리그 공동 1위.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1.04로 가장 낮았다. 이닝당 투구 수가 14.5개에 불과할 정도로 효율적인 피칭이 인상적이었다.
그의 최대 강점은 '핀포인트 제구'였다. 9이닝당 볼넷이 리그 최소인 1.46개. 이 부문 2위 에릭 요키시(키움 히어로즈·2.28개)와 차이가 0.82개로 작지 않았다. 삼진/볼넷 비율도 4.81로 1위. 대부분의 투수 지표에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11승(6패)을 수확했다. 2015년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승리(종전 최다 8승)였다.
KT는 고영표 덕분에 선발 로테이션이 한층 더 단단해졌다. 팀 선발승과 팀 QS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창단 첫 통합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고영표는 부담감이 큰 한국시리즈에선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로 기용, 위기 상황마다 마운드를 밟아 불을 껐다. KT가 발견한 올 시즌 최고의 ‘히트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는 수상 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 시상식에서 수상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전역 후 팀에 복귀했을 때 이전의 암흑기 기운을 가져오면 어떡하나 생각하면서 몸을 열심히 만들었다. 그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 같다"며 "QS도 좋지만 점수를 주지 않고 승리를 많이 하는 투수가 되겠다. 체인지업은 내 밥줄인 것 같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