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손혁(48)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을 프런트로 영입했다. 직책은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 사실상 단장 보좌역 역할이다. 한화는 9일 손 코디네이터 선임을 발표하면서 “풍부한 야구관련 경력과 해박한 지식,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선수단 전력 강화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수 출신인 손 코디네이터는 KBO리그 은퇴 후 투구 이론 전문가 톰 하우스가 운영하는 피칭 아카데미에서 공부했다. 2007년 미국 볼티모어 오리올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팀 노포크 타이즈에서 1년간 투수로 뛰기도 했다. 방송사 야구 해설위원을 거쳐 오랜 기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투수 코치를 맡았다. 2020년엔 키움에서 프로야구 감독도 경험했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지난해부터 팀 재건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계속 찾았다. 감독, 코치, 해설위원을 두루 경험한 손 코디네이터가 적임자라고 여겼다”며 “그와 대화를 나눠보면 야구에 대한 열정이 무척 대단하다. 우리 팀 밑바탕을 단단하게 다지는 데 도움을 줄 거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한화는 지난해 11월 박찬혁 대표이사 부임 이후 큰 폭으로 변화했다. 창단 후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카를로스 수베로)을 영입했고, 선수단 평균 연령을 대폭 낮추며 전면 리빌딩을 선언했다. 프런트 조직도 업무 연관성 중심으로 개편했다. 박 대표는 당시 “3년간 팀 구성원 모두 체계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했다.
올해 한화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는 게 구단 안팎의 평가다. 정 단장은 “올 시즌 대전(1군)의 수베로 감독과 서산(2군)의 최원호 감독이 원활하게 소통했다. 프런트도 대전과 서산을 일원화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며 “손 코디네이터 영입도 그 연장선상”이라고 했다.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는 생소한 직책이다. 정 단장은 “구단 운영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단장 업무에 조력자로 함께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손 코디네이터는 추후 선수단 구성과 전력 보강, 투수 육성 시스템 등에 두루 목소리를 내게 된다. 정 단장은 “내년 역시 지속 가능한 강팀의 뼈대를 만들어야 한다. 팀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의견도 받을 준비가 돼 있다”며 “무척 든든하다. 유기적으로 협업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