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2021년 통합 우승 첫 고비는 정규시즌 개막 첫 달이었던 4월 말이었다. 주전 3루수 황재균, 2루수 박경수가 모두 부상을 당해 이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력 저하는 크지 않았다. 1.5군 선수였던 내야수 김병희가 타석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여주며 공백을 메웠다. KT는 주축 타자 강백호가 손바닥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도 백업 외야수 조용호가 맹활약하며 공백을 메운 경험이 있다.
고비마다 퓨처스팀에서 새 얼굴이 등장했다. 올 시즌 통합 우승이라는 쾌거도 두꺼운 팀 뎁스(선수층)이 한몫했다.
지난해 퓨처스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서용빈 감독도 2021년을 돌아보며 만족감을 전했다. 서 감독은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야구에 임하는 자세와 생각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기량이 발전했다는 뜻이 아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실천하는 문화가 정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노린다. KT표 '화수분 야구'가 다시 한번 진가를 발휘해야 한다. 제2의 김병희가 계속 나와줘야 한다는 애기다.
서용빈 감독이 기대주 몇 명을 꼽았다. 내야수 윤준혁(20)의 이름이 가장 먼저 나왔다. 2020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에 지명된 내야수다.
서 감독은 "주력이 좋고 파워도 갖췄다. 어깨도 강하다. 무엇보다 훈련으로 채워지기 힘든 타고난 자질이 뛰어난 선수다. 발전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10(224타수 58안타)을 기록한 외야수 전진영도 있다. 육성 선수로 입단한 전진영은 구단과 서 감독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서 감독은 "올해 KT 퓨처스팀은 훈련이나 경기에 임하는 태도, 근성과 열정을 주로 봤고 이런 점이 충족된 선수에게 기회를 많이 줬다. 전준형이 그런 사례다. 기회를 준 만큼 선수들이 잘 해줬다"라고 말했다.
서용빈 감독은 부임 직후 "투수진은 더 공격적인 투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한 시즌 동안 지도를 해보니 성향에 따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도 깨달았다. 그래도 기조는 여전히 같다. 공격적인 투구로 볼넷을 줄이고, 이런 투구를 위해 스트라이크를 넣을 줄 알아야 한다고 본다.
이런 기조를 충족한 선수는 우완 사이드암 투수 안현준(26)이다. 2014 2차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에 지명된 그는 빠른 구속으로 주목받았지만, 제구력이 약점이었다. 1군 무대에서도 좀처럼 경쟁력을 증명하지 못했다. 서 감독은 "안현준은 제구 기복이 있는 선수였지만, 올해는 많이 보완됐다. 내년에 기대가 된다"라고 말했다.
KT는 스토브리그에서 내부 자유계약선수(FA) 황재균과 장성우를 잡았다. 외부 FA 영입도 추진 중이다. 주전 전력은 2022년도 정상급. 부상과 부진 변수를 지우기 위해서는 강한 2군 전력이 필수. 서용빈 감독의 지도 아래 2군도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