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2(2부) 전경준(49)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25일 경남 남해에서 열린 K리그 전지훈련 미디어캠프에서 K리그1(1부) 승격을 다짐했다. 전 감독은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를 병행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을 치러야 한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전남은 지난 시즌 프로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8강부터 포항 스틸러스, 울산 현대를 연이어 격파하고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에 올랐다. 결승 1차전에서는 대구FC에 0-1로 패했으나 2차전에서 4-3으로 이겨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2부 소속팀 최초의 FA컵 우승이었다. 통산 네 번째(1997·2006·2007·2021) FA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최다 우승 기록도 세웠다.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전남은 2부 팀 최초로 ACL 본선에 직행했다. 본선에서는 빠툼 유나이티드(태국), 유나이티드 시티(필리핀), 멜버른 시티(호주)와 한 조에 묶였다. 전 감독은 “ACL은 굉장히 큰 무대다. 2부 팀이 처음으로 나가는 만큼 우리의 수준을 보여주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할 것이다. 쉬운 경기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도 ACL 무대에 대한 기대가 높다. 미드필더 김현욱(27)은 “영광스럽고 기대가 많이 되는 건 사실이다”라며 “우리 팀이 고생해서 만든 결과다. 2부 팀이 막강하고 ACL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골키퍼를 맡는 부주장 김다솔(33)도 “리그와 FA컵에서는 우승을 경험해봤지만 ACL은 못 해봤다. 우승이 목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장성재(27) 또한 “ACL에 나간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잘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전 감독은 선수들에게 ACL 참가에 대한 부담감을 주지 않았다. 대신 선수들이 가진 능력 내에서 최대한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담금질 중이다. 전 감독은 “선수마다 (개인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데 격차가 있다”라며 “선수들에게 계속 주문을 요구하다 보면 스트레스로 받아들인다. 본인 역량 내에서 발휘할 수 있는 부분들을 준비시키고 있다”고 했다.
FA컵 우승으로 ACL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리그에서는 4위에 그쳤다. 승격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대전하나시티즌에 밀렸다. 전 감독은 지난 시즌에 대해 “연승을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리그는 ‘누적의 힘’이다. 득점이든, 개인 능력이든 쌓아 놓은 게 승격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부분들이 선수들에게 필요했다고 느꼈다”고 했다.
프로축구는 2022 카타르월드컵으로 인해 예년보다 시즌이 일찍 시작된다. 2월 19일 개막한다. FC안양과 개막 라운드를 갖는 전남은 리그와 ACL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바쁜 일정이다. 전 감독은 “시즌을 치르면서 어디에 집중할 것인지 결정될 것 같다. 보완하거나 보태거나 할 부분들이 나올 것이다. 지금까지는 (리그와 ACL 준비가) 잘 되고 있다”고 했다.
전 감독은 1부 승격에 대한 자신이 있다. 올해부터 2부에서 최대 3팀이 1부로 승격이 가능하다. 전 감독은 “승격할 기회는 매년 있겠지만, 현재가 승격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이지 않나 생각한다”며 “지난해 FA컵에서 우승하면서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 꼭 승격하고 싶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