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는 2021시즌 10개 구단 중 팀 홈런(66개) 최하위에 그쳤다. 이 부문 1위(185개) SSG 랜더스보다 119개 적었다.
KIA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NC 다이노스의 거포 나성범을 영입하며 장타력을 보강했다. 기존 간판타자 최형우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두 선수의 성 이니셜을 딴 'C·N포'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연습경기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나성범·최형우·소크라테스는 모두 왼손 타자다. KIA는 검증된 오른손 거포가 없다. 지난해 잠재력을 드러내며 13홈런을 기록한 황대인은 풀타임 시즌을 치른 경험이 한 번도 없다. 아작은 계산이 서지 않는 타자다.
나지완(37)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그는 14시즌(2008~2021년) 동안 221홈런을 기록한 타자다. 타이거즈 구단 프랜차이즈 선수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나지완은 암흑기를 걷고 있다. 지난해 부상과 부진 탓에 31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타율은 0.160에 그쳤고, 홈런은 한 개도 치지 못했다.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권리 행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2022년 연봉도 전년 대비 2억원 삭감된 4억원에 도장을 찍어야 했다.
위기는 올해도 이어졌다. 2022시즌 스프링캠프를 퓨처스(2군)팀에서 시작했다. 1군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 그사이 고종욱, 김석환, 김호령 등 나지완과 주전 좌익수를 두고 경쟁하는 선수들은 훈련과 실전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하지만 김종국 KIA 감독은 나지완을 잊지 않았다. 오른손 거포 부재라는 보완점을 잘 알고 있는 김 감독은 "상대적으로 왼손 타자가 많기 때문에 장타를 칠 수 있는 오른손 타자가 필요하다. 시범경기 개막에 앞서 나지완을 1군으로 올리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내복사근 부상으로 신음했던 나지완은 부상 여파 없이 몸을 만드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퓨처스팀이 치른 세 차례 연습경기에 모두 출전하면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중 두 경기는 좌익수로 출전했다. 김종국 감독도 직접 퓨처스팀을 방문, 나지완의 컨디션을 점검하기도 했다.
김종국 감독은 기동력 야구를 강화할 계획이다. 작전 수행력이 좋은 선수가 우선적으로 출전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나지완은 발이 느리다. 경쟁력은 장타력뿐이다. 주전을 되찾기 위해서는 오는 12일부터 열리는 시범경기에서 경쟁자들보다 월등한 타격 성적을 남겨야 한다. 당장 주전을 차지하기 어렵다면 '대타 1옵션'이라도 지켜야 하는 상황. 시범경기는 나지완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나지완은 2020시즌 타율 0.291 홈런 17개를 기록했다. 부상이 없다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가 이름값에 걸맞은 기량을 회복하면 KIA의 공격력은 한층 강해질 수 있다. 나성범은 3번 타자가 익숙하고, 최형우는 4번보다 5·6번을 선호한다. 왕년의 나지완은 4번도 맡길 수 있는 타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