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보경은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타율 1.000를 기록하고 있다. 5차례 타석에 들어서 3타수 3안타, 2볼넷으로 100% 출루했다. 안타 3개 가운데 홈런과 2루타가 1개씩 포함되어 있다. 교체로 나선 지난 12일 KT 위즈전과 1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안타 1개씩 뽑았고, 처음 선발 출전한 15일 키움전에서는 2루타를 기록했다.
2019년 LG 2차 3라운드 전체 25순위로 입단한 문보경은 지난 시즌 깜짝 1군 데뷔해 알토란 같은 활약을 선보였다. 입대를 준비하며 육성 선수 신분으로 있다가, 5월 1일 정식 선수로 전환됐다. 이후 로베르토 라모스의 부상 속에 출전 기회를 늘려간 그는 전반기에만 46경기에서 타율 0.270, 7홈런, 25타점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처음 밟은 포스트시즌 무대였던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선 13타수 6안타(타율 0.462)를 때렸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큰 기대 속에 2022년을 준비했다. 그러나 문보경은 예상치 못한 큰 벽과 마주하게 됐다. 포지션에 쉽게 넘기 힘든 경쟁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문보경의 주 포지션은 3루다. 다만 지난 시즌에는 1루수로 더 많이 출전했다. 지난겨울 LG는 멀티 플레이어 리오 루이즈를 영입했다. 루이즈의 주 포지션은 3루수다. 게다가 LG에는 베테랑 3루수 김민성까지 포진하고 있다.
1루수 경쟁자는 더 막강하다. 우익수로 뛰던 채은성이 올 시즌 1루수로 전향해 시범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외야진이 김현수-박해민-홍창기로 재편되면서 채은성이 포지션을 옮긴 것이다. 채은성과 루이즈는 시범경기에서 4~5번 타순에 배치되고 있다. 타격에서 큰 기대를 받는 만큼, 문보경이 당장 둘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LG로선 문보경의 활약이 필요하다. 올 시즌 부상 선수 발생 등 변수에 대비해야 하고, 문보경이 맹활약을 펼친다면 대타와 대수비 등 코치진의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다. 또한 문보경은 향후 LG 내야의 한 자리를 꿰찰 신예 유망주로, 경험을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문보경은 "지난해 내 활약에 50점밖에 줄 수 없다"며 "타격에서 기복을 줄이고 싶다. 전반기 때 생각보다 성적이 잘 나오면서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겼다. 그로 인해 타석에서 과감하게 배트를 내지 못했다. 한 시즌 기복 없이 꾸준히 안타를 잘 치는 타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