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고의 강타선을 보유한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타선의 마지막 퍼즐을 고민하고 있다. 바로 2번 타자다.
SSG는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격의 팀으로 꼽힌다. 타자 친화적인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홈런 생산 능력 덕분이다. 최근 6년 중 팀 홈런 1위만 3회였다. 최전성기로 꼽히는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234홈런, 233홈런으로 KBO리그 역대 팀 홈런 1위, 2위 기록도 세웠다. 지난해 역시 홈런왕 최정, 한국 무대로 돌아온 추신수, 부활한 한유섬을 앞세워 리그 1위인 185홈런을 쳐냈다.
큰 변수만 없다면 SSG의 올해 공격력은 리그 최상급으로 평가받는다. 전력 유출이 없는 데다 지난해 부상으로 부진했던 최주환, 새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의 활약도 기대할만하다. 문제는 타순이다. 김원형 감독은 27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타선에 들어갈 선수들을 구성이 됐는데 타순을 맞추지 못했다. 2번 타자가 제일 고민이다. 출루율도 좋아야 하고 중심타선까지 연결고리를 해야 한다”며 “리그에서 이야기가 나오는 강한 2번 타자가 우리 팀에도 필요해 고민하지만, 그러면 5번과 6번에서 빈자리가 생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당초 꼽았던 후보는 최지훈이다. 그는 지난해 최고의 외야 수비를 바탕으로 주전 자리를 확실히 꿰찼다. 문제는 타격이다. 지난해 최지훈은 타율 0.262 출루율 0.342를 기록했다. 장타력이 떨어지는 데다 테이블세터로 쓰기에는 출루율도 다소 아쉽다. 리드오프 추신수(출루율 0.409)와 출루 능력 격차가 상당하다.
성장 가능성을 믿었지만 아직 페이스가 신통치 못하다.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0.241 출루율 0.303에 그치고 있다. 김원형 감독은 “최지훈이 2년 동안 풀타임에 가깝게 뛰면서 경험적으로 충분하다는 판단이 섰다. 미래적으로 봤을 때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선수라고 판단했다”면서도 “그런데 시범경기 동안 신뢰를 100% 얻지 못해 마저 지켜봐야 한다. 지훈이가 2번에 들어가야 내가 생각하는 타순이 완성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수비에 강점이 있는 최지훈 대신 중심타선 수준의 강타자를 2번 타자로 기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많다. 실제로 SSG에는 최지훈이 아니더라도 강한 2번 타자 후보군이 많다. 수비 부담이 있어 상위 타순 기용은 어렵지만, 지난해 3할 타율을 달성한 박성한이 대표적이다. 2018년 ‘40홈런 2번 타자’로 우승을 이끌었던 한유섬도 가능하다. 중장거리 타자인 최주환도 커리어에서 2번 타자로 830타석(개인 최다)에 출장해 타율 0.298 출루율 0.359 장타율 0.466을 기록했다. 실제로 SSG는 27일 경기에서 2번 타자로 최주환을 기용하기도 했다. 성사된다면 20홈런-20도루와 4할 출루율이 가능한 리드오프 추신수, 홈런왕인 3번 타자 최정과 함께 막강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