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지난 8일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 3차전에서 5-0 완승을 거뒀다. 승리 주역은 주전 장성우 대신 선발 출전한 백업 포수 김준태였다. 9이닝 내내 안방을 지키며 투수들의 호투를 이끌었다.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선 소형준은 "투구 수가 많아진 6회 말, 갑자기 팔 스윙에 문제가 생겼는데, 김준태 선배가 마운드에 올라와서 '(팔을) 더 앞으로 끌고 나와서 공을 놓아보라'고 조언해줬다. 문제점을 한 번 더 짚어줘서 주저 없이 변화를 줄 수 있었다"라고 했다. 김준태는 8·9회도 셋업맨 주권, 마무리 투수 김재윤의 무실점 투구를 도왔다.
타석에서도 맹타를 휘둘렀다. 2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선 김준태는 두산 선발 최원준을 상대로 2루타를 치며 출루, 심우준의 희생플라이로 선취 득점까지 해냈다. KT가 2-0으로 앞선 6회 초 세 번째 타석에서도 내야 안타를 치고 출루해 점수 차를 벌리는 득점을 기록했다. 이 경기 3타수 3안타 2볼넷 2득점. 이강철 KT 감독은 "김준태가 공·수 모두 돋보였다"라고 칭찬했다. 김준태는 전날(7일) 두산전에서도 2루타 2개 포함 5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KT는 지난해 7월, 투수 이강준을 롯데 자이언츠에 내주고 내야수 오윤석과 김준태를 영입했다. 오윤석은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며 바로 KT에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김준태는 왼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 치료를 받느라 1군 합류가 늦었다. 2021시즌 11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올 시즌 김준태는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출루 후에도 혼신을 다해 뛰는 모습으로 더그아웃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롯데 시절에는 내성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선배보다 후배가 많은 KT에서는 동료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KT는 2022시즌을 앞두고 포수진의 얇은 선수층(뎁스) 탓에 고민했다. 2021시즌 통합 우승에 기여한 백업 포수 허도환이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은 얻은 뒤 LG 트윈스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KT는 다른 팀보다 백업 포수가 안방을 지켜야 하는 경기가 많은 팀이다. 주전 장성우는 고질적인 허리 통증으로 신음하고 있다. 8일 두산전에서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결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준태가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