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32·키움 히어로즈)의 성적이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푸이그의 정규시즌 타율은 23일 기준으로 0.201(164타수 33안타)에 불과하다. 규정타석을 채운 54명의 타자 중 타격 52위. 4월 타율이 0.233(90타수 21안타)로 높지 않았는데 5월엔 0.162(74타수 12안타)로 더 낮다.
기대했던 홈런포도 잠잠하다. 푸이그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통산 132홈런을 기록한 거포. LA 다저스에서 뛴 2017년에는 28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장타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영입 효과가 미미하다. 장타율이 0.335로 42위. 규정타석을 채운 외국인 타자 중 최하위다. 파워보다 정확도가 강점인 조용호(KT 위즈·0.362) 김지찬(삼성 라이온즈·0.364)보다 수치가 더 떨어진다.
백약이 무효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지난 10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타순에 변화를 줬다. 개막전부터 줄곧 선발 4번 타자로 출전한 푸이그를 2번 타순에 배치한 것이다. 홍원기 감독은 "본인이 살아나야 팀에 활력소가 된다는 걸 안다. (푸이그의) 부담을 덜기 위한 타순 조정"이라며 "하위 타선으로 내리는 것보다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가고 본인이 좀 더 느낄 수 있는 방향을 찾다 보니 (하위 타선보다) 상위 타선으로 끌어올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대와 달리 푸이그는 2번 타순에서 타율 0.167(42타수 7안타)로 더 부진했다. 결국 지난 21일 한화 이글스전에는 8번 타순까지 내려갔다.
코칭스태프와 의논해 배터 박스에 서 있는 위치도 바꿔봤지만 큰 영향이 없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배트가 자주 헛돈다. 타석에서의 생산성이 계속 떨어져 RC/27이 어느새 3.65까지 내려갔다. RC/27은 한 타자가 아웃 카운트 27개를 모두 소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발생하는 추정 득점. 리그 1위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의 RC/27이 10.93, 규정 타석 평균은 5.13이다. 푸이그의 RC/27은 타격 부진으로 지난 18일 1군에서 제외된 팀 동료 박찬혁(3.80)의 기록보다 더 좋지 않다.
키움은 푸이그의 교체를 당장 고려하진 않는다. 6월 초 외국인 스카우트를 미국에 파견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움직이는 건 아니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준비는 항상 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푸이그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선수고 지금도 기대치가 높다"며 교체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