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와 SSG 랜더스의 주중 3연전 2차전을 앞둔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 원정팀 공식 훈련이 한창이었지만, 관중석을 메우기 시작한 입장객들의 시선이 배팅케이지로 향했다. 연신 호쾌한 타격음을 내며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기고 있던 선수가 있었다. KT 간판타자 강백호(23)였다.
강백호는 2022시즌 개막 전 당한 오른쪽 엄지발가락 피로 골절로 인해 5월 중순까지 재활 치료에 매진했다. 부상 부위에 무리를 주지 않은 선에서 꾸준히 몸을 만든 그는 지난달 28일 열린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토스 배팅과 티 배팅을 소화하며 복귀 시동을 걸었다. 이날(1일)은 부상 여파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강백호는 타격 훈련 전 현재 팀 공격을 이끄는 박병호와 얘기를 나눈 뒤 배트를 빌려 배팅케이지로 들어갔다. 프리 배팅이었지만, 수차례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를 날렸다. 김민혁, 김준태 등 같은 조에서 훈련한 선수들과 타격 자세를 두고 얘기를 하기도 했다.
강백호는 2일 익산 소재 KT 퓨처스팀 전용 훈련장에서 라이브 배팅을 소화했다. 3일에는 실전 경기(KIA 타이거즈 퓨처스팀전)도 나선다. 강백호는 이미 이강철 KT 감독에게 1군에 복귀해도 문제가 없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의 부상이 재발할까 우려하면서도, 가장 적절한 복귀 실점을 정하기 위해 궁리했다. 지난 29일에는 "6월 둘째 주(7~12일)에 1군에 콜업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내심 이번 주말(3~5일) KIA 타이거즈와의 홈 3연전 투입도 고려하고 있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KIA는 최근 뜨거운 공격력을 앞세워 거친 기세를 뿜어내고 있다. 인기 구단답게 KIA 경기를 관람하려는 원정팬으로 각 구장은 인산인해다.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KT가 KIA를 잡는다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돌아온' 강백호가 첨병 역할을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다.
실제로 강백호의 몸 상태는 지난 주말(5월 28~29일)을 지나며 더 나아진 모양새다. 이강철 감독은 1일 SSG전을 앞두고는 조금 더 구체적인 복귀 계획을 전했다. 디데이(D-day)는 4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강철 감독은 "KIA가 (선발 투수 한승혁이 휴식 차 2군으로 내려가며) 4일 불펜 데이를 한다고 들었다. 5일은 (KIA 에이스) 양현종이 나선다. 강백호가 복귀 첫 경기부터 양현종을 상대하기보다는 그 전에 여러 투수의 공을 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등판(5월 3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통산 152승을 거두며, 이강철 감독과 함께 통산 다승 공동 3위에 오른 양현종은 5일 KT전 등판이 예고된 상황에서 "이강철 감독님 앞에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강철 감독은 KIA 투수 코치 시절 양현종의 성장을 도운 스승. 양현종이 자신의 기록을 넘어서길 바라는 이 감독이지만, 5일 경기는 KT의 사령탑으로서 양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강백호가 더 좋은 컨디션으로 양현종을 상대할 수 있도록 '계획'도 세웠다.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는 다채로운 볼거리가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