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버트 수아레즈(33·삼성 라이온즈)가 호투와 극적인 득점 지원으로 시즌 5승 요건을 채우는 데 성공했다.
수아레즈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사구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58㎞를 기록했고 효율적인 투구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이날 전까지 평균자책점 2.68로 꾸준히 호투를 이어왔던 그는 불운의 연속으로 시즌 승리가 4승(7패)에 불과했다. 23일 경기에서 다시 한번 승패 없이 물러날 위기에 놓였지만, 8회 초 대타 강민호의 극적인 솔로 홈런에 힘입어 승리 투수 자격 요건을 어렵게 채워냈다.
이날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경기의 흐름은 수아레즈와 삼성을 향해 흘렀다. 1회 말을 최정에게 단타 하나만 허용하고 무실점으로 마친 수아레즈는 2회와 3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막으면서 쾌조의 출발을 기록했다. 그 사이 타선도 선취점을 선물했다. 삼성은 2회 초 1사 후 김동엽의 볼넷과 김재성의 안타, 김헌곤의 땅볼을 엮어 한 점을 먼저 달아났다.
4회 위기가 있었지만 수아레즈 스스로 극복했다. 선두 타자 최지훈에게 높은 존에 시속 156㎞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다 안타를 허용했고, 이어 1회 안타를 기록했던 최정과 8구 승부 끝에 다시 투심을 공략당해 안타를 내줬다. 그러나 후속 타자 한유섬에게 2루수 병살타를 유도해 주자를 지워냈고, 전의산마저 초구 체인지업으로 방망이를 끌어내 땅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5회 첫 실점을 기록했다.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던 그는 5회 말 선두타자 후안 라가레스에게 좌익수 뒤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시속 130㎞ 커브가 한가운데로 들어갔고, 라가레스가 이를 놓치지 않고 공략했다. 한 방은 내줬지만 바로 흔들리지 않았다. 수아레즈는 이후 여섯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조건까지 가볍게 충족했다.
완벽했던 수아레즈의 투구는 7회 갑자기 흔들렸다. 7회 선두타자 한유섬에게 초구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게 화근이었다. 후속타자 전의산은 땅볼로 잡아냈지만, 홈런을 맞았던 라가레스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박성한의 타석에서 그가 쳐낸 타구가 1루수 오재일 방향으로 깊게 날아갔다. 오재일이 이를 포구했고 수아레즈가 1루에서 송구를 받기 위해 달려갔다. 그러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에 뛰어든 박성한이 먼저 베이스에 도착, 내야 안타와 1사 만루 기회가 만들어졌다.
이어 다시 한번 기묘한 타구가 수아레즈에게 실점을 안겼다. 후속 최주환이 친 바운드 큰 타구가 2루수 강한울을 향했다. 강한울이 포구 후 2루로 던졌고, 유격수 김상수가 다시 1루로 병살 처리를 했으나 최주환이 빨리 도착, 1타점 동점 내야 안타로 만들어졌다.
불운이 이어지는 듯했지만 예상치 못한 행운이 따라왔다. 8회 초 대타로 출전한 선두타자 강민호는 구원 등판한 문승원의 3구 시속 149㎞ 직구가 가운데 높이로 들어오자 통타했다. 타구는 그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며 리드를 다시 가져오는 솔로 홈런이 됐다. 덕분에 7회까지 버텨낸 수아레즈도 승리 투수 요건을 선물받게 됐다. 수아레즈는 8회 말 마운드를 이승현에게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