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는 13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8-9로 역전패했다. 9회 초까지 8-4 리드를 만들었지만, 마무리 문승원(33)이 대거 5실점 하며 무너졌다. 문승원은 잭 렉스한테 스리런 홈런을 맞을 때까지 한 타자도 잡지 못했고, 이후 1사 만루에서 안치홍에게 2루타를 허용하는 등 속절없이 당했다.
SSG의 뒷문은 시즌 내내 주인이 변했다. 문승원이 올 시즌 세 번째 마무리 투수다. 개막전 마무리였던 김택형은 부상과 부진으로 5월 서진용에게 자리를 내줬다. 서진용이 이후 버텨냈으나, 8월 25일부터 네 경기 연속 실점하며 부진했다. 결국 김원형 감독은 지난 4일 "서진용이 타이트한 상황에서 던지다가 경기력이 좀 떨어졌다. (후보 중) 가장 좋은 투수인 문승원이 마무리를 맡는다"고 발표했다.
올 시즌 재활을 마치고 불펜으로 복귀한 문승원은 나름대로 준수하게 보직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 2.29, 9이닝당 탈삼진 8.70개, 9이닝당 볼넷 1.83으로 투구 내용과 결과가 뛰어났다.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그는 불펜 보직에 대해 "실점하지 말아야 한다는 압박감은 있다"고 말했지만, 선발로 던질 때 이상의 기량을 보여줬다.
그러나 롯데전 패배로 문승원의 평균자책점은 4.50까지 치솟았다. 통산 0.303인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가 올 시즌 0.390(13일 기준)까지 올랐다. 불운이 개입했을 수도 있다는 뜻이지만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도 3.95(스탯티즈 기준)로 낮지 않다. 그만큼 충격적인 대패였고, SSG 뒷문의 현주소가 드러난 경기였다.
문승원이 흔들린다면 개인의 부진에서 끝나지 않는다. 불펜뿐 아니라 전반기 선두를 지켜냈던 SSG의 선발도 약해지면서 승리 공식이 불분명해졌다. 7월 30일까지 SSG 선발진은 평균 5.76이닝(2위)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38(2위)을 기록했다. 김광현과 윌머 폰트가 축을 이룬 선발진이 긴 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켜 불펜의 불안함을 상쇄했다.
그러나 재활 치료를 마치고 돌아온 박종훈과 숀 모리만도로 하위 선발진이 재편된 시점부터 힘이 떨어지고 있다. 폰트와 김광현의 소화 이닝이 줄었고, 이태양·오원석 등 전반기 선발진 멤버들도 실점이 늘어 로테이션에서 빠졌다. 컨디션을 완전히 찾지 못한 박종훈도 평균자책점 7.06으로 기복이 있다.
7월 31일 이후 SSG 선발진의 평균 이닝은 5.28이닝(6위)으로 떨어졌고, 평균자책점은 3.98(7위)로 올랐다. 이 문제는 불펜으로 이동한 노경은과 문승원이 기존 필승조와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야 해결할 수 있었다. 서진용이 흔들린 상태에서 문승원까지 무너지면 대안을 찾기 어렵다.
13일 패배로 SSG와 2위 LG 트윈스와 승차는 3경기로 좁혀졌다. LG는 13일 기준 팀 평균자책점 1위(3.45) 구원 평균자책점 1위(3.08)와 팀 타율 1위(0.274) 홈런 2위(107개) 득점 2위(636점)를 기록 중이다. SSG가 '공식'을 재건하지 못한다면 올가을,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