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전력이 총력전을 펼치는 단기전에서 실책은 경기 흐름을 좌우한다. 기본기가 흔들리면 승부를 내줄 수 있다.
13일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치르는 정규시즌 4위 KT 위즈는 폭탄을 안고 있다.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 얘기다.
3위 수성을 두고 일전을 벌인 11일 LG 트윈스 9회 말 수비 장면이 모든 걸 말해준다. 8회까지 5-4로 앞서던 KT는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흔들리며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김재윤은 송찬의를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후속 타자 채은성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다. 이후 오지환에게 끝내기 우전 안타를 맞았다. KT는 4위로 내려앉았고, 선발 투수와 필승조 소모를 안은 채 충분히 휴식을 취한 KIA를 맞이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명백한 본 헤드 플레이가 있었다. 채은성의 뜬공을 처리하던 좌익수 알포드가 기본기를 망각했다. 낙구 위치를 고려하면, 3루 주자 서건창이 쉽게 태그업 뒤 홈 쇄도를 노릴 수 없었다. 그러나 알포드는 마치 아웃카운트가 2아웃이라고 착각이라도 한 것처럼 제자리에서 포구했고, 서건창이 뛰어드는 걸 뒤늦게 확인하고 송구했다. 그마저도 홈플레이트에서 크게 벗어났다.
정석은 몇 걸음 뒤로 물러나서 포구 태세를 취한 뒤 추진력을 이용해 홈으로 송구를 하는 것이었다. 3루 주자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말이다. 일단 주자를 묶어두는 플레이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지난 6월, 헨리 라모스의 대체 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은 알포드는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무색할 만큼 수비력이 안 좋았다. 송구 동작은 기본기가 부족했고, 타구 판단도 잘하지 못했다. 오죽했으면, 팀 코치진이 알포드를 잡고 교육을 하기도 했다.
타격 능력을 좋았다. 수비력도 경기를 치를수록 나아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경기(11일 LG전)에서 실책이나 다름없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이미 상대 팀은 알포드의 송구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인데, 탄도가 높은 타구를 제자리에서 멀뚱히 서서 기다리고 있으니, 주자가 홈으로 뛰지 않을 리 없었다.
공격 기여도를 고려하면 빠지 않을 수 없는 선수다. 지명타자로 내세우는 게 바람직하지만, 그 자리는 박병호가 나서야 한다.
KT는 외국인 타자의 부족한 수비력을 안고 PS를 치러야 한다. 알포드는 단기전에서 계륵 같은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