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이 이재영(26)과의 접촉에 대해 "구체적인 제안은 없었다"며 "(사과와 같은) 선행 조치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V리그 여자부 개막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각 팀 감독과 주요 선수, 외국인 선수가 참석했다.
그런데 이날 미디어데이는 또 다른 이슈로 이목이 쏠렸다. 이재영과 페퍼저축은행의 접촉 때문이다.
김형실 감독은 본격적인 미디어데이 행사에 앞서 취재진에 둘러싸야 입장을 내놓았다. 김 감독은 "구단이 이재영과 만나 오히려 감사하다. 구단에서 베테랑이나 에이스 영입을 검토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면서 "선수 의견을 타진하는 차원에서 만났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한 달 전쯤 이재영과 두 차례 만나 대화했다"면서 "구체적인 계약 조건 논의 등은 전혀 없었다"며 "선수 영입 과정에서 항상 갖는 단순 미팅일 뿐이었다. 추후 만남에 대해선 계획된 건 없다"고 덧붙였다.
이재영은 지난해 초 쌍둥이 동생 이다영과 학교 폭력 논란이 터져 사과한 바 있다. 이후 흥국생명으로부터 무기한 활동정지를 처분을 받았고, 지난해 6월 자유계약신분으로 풀려났다. 이재영은 이다영과 함께 지난해 10월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에 입단했으나, 왼쪽 무릎 통증으로 한 달 만에 돌아와 재활에 매진했다.
이재영의 기량만 놓고 보면 당장 팀 전력을 올려놓을 수 있다. 2014~15 신인왕 출신의 이재영은 2016~17시즌 정규리그 MVP(최우수선수)를 받았고, 2018~19시즌 통합 우승을 이끌며 개인 두 번째 MVP를 획득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첫 시즌인 지난해 31경기에서 3승 28패 승점 11위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전력 차이를 실감해 이재영 영입까지 타진한 것이다.
김형실 감독은 "다른 구단도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이재영 영입을 원하는) 생각은 같을 것. 내년쯤 FA 시장에서 (이재영 영입을 위해) 불붙을 것"이라고 점쳤다. 이재영은 현재 자유계약신분이라 2022~23시즌 4라운드 시작일인 내년 1월 4일 전까지 등록하면 선수로 뛸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영입까지 이뤄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김형실 감독은 "사과라든지 선행 조치가 있어야 한다. 그전에는 구단에서 (영입을 위한) 자충수를 둘 이유가 없다. 현재까지는 그저 알아보는 수준에서 만나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