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지난달 28일부터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소집돼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11월 20일)이 코앞에 다가왔다. FIFA 랭킹 28위 대표팀은 오는 11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아이슬란드(62위)를 상대로 출정식을 겸한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중동 지역인 카타르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은 현지의 무더운 날씨 때문에 역사상 처음으로 여름이 아닌 겨울에 개최된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표 직전에 치르는 이번 소집 및 평가전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리그, 국내 프로축구 K리그 선수 위주로 선발됐다. 유럽은 리그가 한창이고, FIFA가 정한 A매치 차출 기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표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유럽파가 팀에 합류하지 않았으니,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소집훈련 초반엔 엄원상(울산 현대) 김승규(알샤밥) 등 소속팀 일정이 끝난 10명의 선수로 시작해야 했다. 이후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일정을 치른 4명, FA(대한축구협회)컵을 뛴 9명이 차례로 파주NFC에 입소했다.
대표팀 훈련은 컨디션 조절을 위한 회복 훈련에 무게를 두고 있다. 2월부터 10월까지 빡빡한 일정을 치른 후 합류한 탓에 피로 누적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1일 1훈련’을 고수하고 있으며, 선수들에게 지난 주말 외박을 주기도 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소속팀 일정 치르고 대표팀에 합류하느라 그동안 쌓인 여독을 풀라는 배려 차원이었다.
처음 맞이하는 장면은 또 있다. 대표팀 중심인 손흥민(토트넘)이 안와 골절 수술을 받아 월드컵 출전 가능성이 불확실한 것. 손흥민은 수술받고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월드컵 개막을 앞둔 상황에서 닥친 악재라 손흥민과 대표팀 구성원 모두가 초조한 마음으로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도 “손흥민이 이 상황(부상으로 인한 월드컵 출전 불확실성)에 매우 실망하고 있지만, 나는 그가 잘 회복해 월드컵에서 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손흥민이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월드컵 출전에 대한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이제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의 회복은 시간과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복귀까지 대표팀 수비수 김진수(30·전북 현대)가 선수단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오랜 기간 대표팀 중심 수비수로 활약한 김진수는 손흥민만큼 벤투호 전술·전략에서 빠져서는 안 될 핵심이다. A매치 통산 출전 기록은 61경기다.
어느덧 대표팀 고참이 된 김진수는 올 시즌에는 리더십도 보였다. 소속팀 전북의 기존 주장인 홍정호가 부상으로 제대로 된 시즌을 소화하지 못한 사이에 김진수가 임시 주장직을 맡아 팀을 이끌었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팀에 헌신하는 자세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진수는 지난 7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벤투호 주장을 맡은 바 있다.
낯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벤투호는 기량과 리더십 모두에서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하는 김진수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