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경남 창원시 인터내셔널호텔에서 열린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에 나선 신진호(35)는 “(인천에) 오기 전에 굉장히 설렜다. 우리끼리 ‘언제 다시 축구를 같이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이명주와 다시 축구를 할 수 있다는 부분이 인천 이적에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포철공고, 영남대학교 선후배 사이인 신진호와 이명주(33)는 고등학생 때부터 손발을 맞췄다. 프로 데뷔도 각 2011년, 2012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했다. 둘은 포항에서 영광의 시간을 보냈다. 2013년 K리그 팀 최초 ‘더블(K리그·FA컵 우승)’을 이끌었다. 이들은 10년 만에 다시 같은 팀에서 뛰게 됐다.
신진호는 “내 생각을 읽어주는 선수가 있는 것 같다. 이명주는 내가 공을 잡았을 때 뭘 할지를 생각한다. 나 역시 명주가 뭘 잘하는지 알고 있다. 명주가 공을 잡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시간이 지나면 호흡은 더 좋아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명주도 동감했다. 그는 “(신진호와) 패스를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느낌이 다르다”고 했다. 영국에서는 환상적인 호흡을 뽐내는 토트넘 듀오 손흥민과 해리 케인을 두고 그라운드 위의 ‘부부’라고 표현한다. 이런 말이 나오자 이명주는 “부부는 아니다. 나중에 (적절한) 표현을 찾아보겠다. 확실한 건 부부는 아니다”며 웃었다.
3-4-3 포메이션을 활용하는 인천은 중원에 두 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한다. 공격 본능이 짙은 이명주가 비교적 앞선에서, 신진호가 후방에서 빌드업을 주도하는 조타수 역할을 맡을 공산이 크다.
이명주는 “예전부터 내가 워낙 공격적이다 보니 진호 형이 항상 수비적인 부분을 보완해줬다. 지난 연습 경기 때도 그랬고, 조금씩 공격적으로 자유롭게 나갈 것 같다. 진호 형이 (후방을) 지켜주면서 팀에 안정을 찾아줄 것 같다. 편안하게 (앞뒤로) 왔다 갔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진호는 지난해 포항 소속으로 리그 32경기에 출전해 4골 10도움을 기록, 커리어 하이를 작성했다. K리그1 시즌 베스트11 한자리를 꿰찼다. 지난 시즌 해외 생활을 마치고 인천에 입단한 이명주는 34경기에 나서 4골 5도움을 올리며 성공적인 국내 무대 복귀를 알렸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우리가 지난해 점유율을 많이 못 가져온 게 아쉬웠다. (신진호·이명주는)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조합”이라며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