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표승주(31)는 요즘 한 경기를 뛰고 나면 체력을 모두 소진해 숙소로 돌아가 누워서 쉰다. 봄 배구 희망을 이어가고자 모든 힘을 쏟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2일 경기도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홈 경기에서 2위 현대건설에 세트 스코어 3-0(25-23, 25-21, 27-25)으로 이겼다.
외국인 선수 달리 산타나가 장염 증세로 이날 몸이 무거웠고, 김희진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교체 출전했다. 표승주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4점(성공률 41.18%)을 기록했다. IBK기업은행은 이번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을 올린 표승주의 활약 덕에 이번 시즌 첫 3연승이자, 현대건설전 11연패에서 탈출했다. 표승주는 "현대건설이 외국인 선수가 (부상과 교체 등으로) 빠졌을 때 두 번이나 만나 모두 졌다"며 "오늘 이겨 정말 좋다"고 웃었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표승주는 이미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GS칼텍스 소속이던 2015~16시즌 369득점을 가뿐히 돌파, 총 427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22일 기준으로 득점 부문 전체 8위. 국내 선수로 한정하면 김연경(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공격 종합에선 9위(35.29%)에 올라 있다.
5라운드 들어 활약이 돋보인다. 1~3라운드 87득점, 91득점, 87득점을 올린 표승주는 4라운드 59득점으로 주춤했다. 하지만 5라운드 6경기에서 103득점을 추가했다. 그는 "경기 끝나고 돌아가면 힘이 없어 그냥 누워 있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만큼 한 경기에 모든 힘을 쏟아붓고 있다.
표승주는 디그(세트당 6.682개)와 수비(세트당 3.991개) 부문은 각각 7위와 8위에 올라 있다. 전문 리베로를 제외하면 KGC인삼공사 이소영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기록이다.
4라운드까지 9승 15패(승점 28)로 6위에 처진 IBK기업은행은 5라운드 4승 2패로 반전하며 5위로 도약했다. 3위 한국도로공사, 4위 KGC인삼공사와 격차는 다소 있지만, 6라운드 성적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
표승주는 "4라운드까지 현대건설, 흥국생명에 한 번도 이기지 못했는데 5라운드에서 두 팀을 모두 꺾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겠다. 6라운드에서도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5라운드 상승세 비결로는 "점차 팀 수비와 리시브가 안정되면서 이동 공격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표승주는 "3~4라운드의 체력적인 어려움을 5라운드에 극복했다.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혀도 꼭 이겨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다. 또 그런 인상을 주고 싶다"며 "정규시즌이 6경기 남았다. 봄 배구 가능성이 다소 낮더라도, 끝까지 물고 늘어져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