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47) 두산 베어스 감독이 적지에서 숙적을 상대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을 향해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이승엽 감독은 1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의 평가전을 지휘한다. 스프링캠프를 진행한 호주에서는 청백전과 호주 연합팀과의 연습 경기로 실전 감각을 점검했다. 방송사 이벤트 경기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국내 구단과 평가전을 치른다.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현역 시절 '국민 타자'로 불렸다. 5번이나 홈런왕에 오르고, 통산 최다 홈런(467개) 기록을 보유했다. 무엇보다 국제대회에서 숙적 일본을 상대로 승리를 이끄는 '극장포'를 몇 번이나 쏘아 올렸다.
이날 두산의 키움전 준비 상황만큼이나 전날(9일) 호주에 참패(스코어 7-8)를 당한 WBC 야구대표팀 얘기가 화두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팀 훈련을 준비하느라 TV 앞에 있지 못했던 이승엽 감독은 "(패전으로) 선수들과 스태프들의 심정이 '얼마나 힘들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예선 2차전이었던) 호주에 (3-5로) 지며 예선 탈락 위기에 놓였지만, (예선 6차전에서) 일본을 (7-6으로) 꺾고 다음 라운드에 올라갔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호주한테 진 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은 많지 않다. 오늘 일본전도 마찬가지다. 야구는 '의외성'이 많은 경기"라고 했다.
이승엽 감독은 2017년 현역 은퇴 뒤 해설위원 자격으로 메이저 국제대회에 참여했다. 하지만 이번 WBC는 한 팀(두산)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현장에 가지 못하는 점에 대해선 "아쉽다"고 했다.
그래서 멀리서 응원한다. 이 감독은 "오늘은 정말 중요한 경기다. 보통 각오로는 안 된다. 죽을 각오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 정말 잘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전 일본 선발 투수 다르빗슈 유 공략법에 대해서는 "일본 투수들은 실투가 적다. 그중에 가장 경험(경력)이 많은 다르빗슈 공략을 더 어려울 것이다. 구종이 11개라고 평가받을 만큼 다양한 공을 던지는 투수 아닌가. 그중에서도 조금 더 많이 던지는 구종을 파악하고, 실투가 들어왔을 때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할 것 같다"라고 했다.
이승엽 감독은 "호주전에서 부진한 선수들은 지금 마음이 더 힘들 것"이라고 했다. 몇몇 선수들이 있다. 논란에 중심에 선 선수도 있다. 이 감독은 야구팬을 향해 "응원을 부탁드린다"라고 재차 간곡하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