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구대표팀의 라스 눗바(26)가 한국 대표팀으로 나선 토미 에드먼(28)과 자존심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10일 일본 도쿄돔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2차전을 가졌다.
눗바와 토미 에드먼 모두 1번 타자로 나서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눗바가 4타수 2안타(1타점 2득점)를 기록, 4타수 무안타에 그친 토미 에드먼에 판정승을 거뒀다. 일본이 13-4로 승리, 눗바가 개인과 팀 자존심 대결에서 모두 웃었다.
에드먼과 눗바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함께 뛰고 있다. 2021년 내셔널리그(NL)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에드먼은 지난해 153경기서 타율 0.265, 13홈런, 95득점, 57타점, 32도루를 기록한 주전 내야수다. 눗바는 지난해 타율 0.228 14홈런을 기록한 외야수다.
둘은 평소에도 절친한 사이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번 WBC를 앞두고 다른 유니폼을 입었다. 부모 국적 가운데 한쪽을 선택해 출전할 수 있는 WBC 규정 덕에 에드먼은 한국 대표팀, 눗바는 일본 대표팀에 합류했다. 한국과 일본 모두 성인 대표팀에 외국인을 뽑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에드먼의 어머니는 한국인이며, 눗바는 어머니가 일본인이다.
토미 에드먼과 눗바 모두 한일전의 의미를 알고 있다.
눗바는 "에드먼은 나의 좋은 친구이자 좋은 동료지만, 이번 대회에서 나와 다른 유니폼을 입는다. 이번 주에는 친구도, 팀 동료도 아니다"며 "우리가 한국을 꺾을 것"이라고 도전장을 던졌다. 에드먼 역시 "눗바와의 경기가 기대된다. 일본을 이겨서 대회가 끝난 후 (소속팀) 클럽하우스에서 눗바에게 자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눗바는 10일 경기서 0-3으로 뒤진 3회 말 무사 1, 2루에서 김광현에게 1타점 적시타를 뽑아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11-4로 앞선 7회에는 1사 1루에서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보호 차원에서 일찌감치 교체됐다. 앞서 5회 1사 1루에선 김하성의 텍사스 안타성 타구에 멋진 슬라이딩 캐치를 선보였다.
반면 에드먼은 이날 무안타에 그쳤다. 2회 수비에선 송구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이틀 연속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때린 눗바는 이번 대회 타율 0.500(8타수 4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9일 중국전에서는 4타수 2안타 2득점 2볼넷을 기록했다. 1번 타자 임무를 맡아 출루율이 5할이 훌쩍 넘는다.
반면 에드먼은 9일 호주전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으나 7-8로 뒤진 9회 말 2사 1루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아웃돼 경기가 그대로 종료됐다. 10일 일본전에서는 공격과 수비 모두 아쉬움을 남겼다. 대회 8타수 1안타로 부진, 찬스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