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 유격수’가 대구에 돌아왔다. 비록 상대팀이었지만 대구팬들은 열렬한 박수와 환호로 그를 맞으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KT 위즈 내야수 김상수는 1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3 KBO 시범경기에서 4회말 유격수 대수비로 출전했다.
지난해 10월 8일 SSG 랜더스전 이후 162일 만에 돌아온 라팍. 하지만 유니폼은 달랐다. 김상수는 지난 겨울 4년 총액 29억원(계약금 8억원·총 연봉 15억원·총 옵션 6억원)의 조건으로 정들었던 삼성을 떠나 KT에 둥지를 틀었다. 이날 김상수는 10년 이상 입었던 삼성의 푸른 유니폼이 아닌 검은색 마법사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KT 유니폼을 입고 처음 뛴 정식 경기였다. 김상수는 캠프 막판 당한 옆구리 부상으로 시범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19일 김상수는 대수비로 KT 공식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김상수의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라면서 “대구에 왔는데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봐야 하지 않겠다”라면서 김상수의 출전을 예고한 바 있다.
이 감독이 예고했던 대로 김상수는 4회말 대수비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이상호 대신 유격수 수비에 들어갔다. 대수비 교체를 알리는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가 경기장에 울려 퍼지자, 곧 라이온즈파크는 환호와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비록 상대팀이지만 7천여명의 대구팬들은 김상수의 이름을 연호하며 열렬히 환영했고, 김상수는 모자를 벗어 이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날 김상수는 타석에 들어서진 않았다. 경기 전 이 감독은 “(몸상태가 좋아져) 타격도 할 수 있다고는 하는데 무리시키진 않고 싶다. 오늘도 타석이 돌아오면 교체할 예정"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 감독의 말대로 6회초 김상수의 대타로 신본기가 들어섰다. 그러자 라이온즈파크 3루 삼성 응원석에선 아쉬움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