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은 2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 4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한화가 1-4로 지고 있던 9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IA 마무리 투수 정해영으로 상대로 좌월 솔로 홈런을 쳤다. 2점 차로 추격하는 홈런이자, 불명예 기록을 안을 위기에서 자신을 구하는 홈런이었다.
노시환은 앞선 3타석에서 침묵했다. 2회 말 첫 타석에서 KIA 신인 좌완 윤영철을 상대로 유격수 땅볼에 그쳤고, 4회 1사 1·2루 선취점 기회에서 나선 4회도 윤영철에 중견수 뜬공에 그쳤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했다.
노시환은 채은성이 솔로 홈런을 치며 1-1 동점을 만든 6회 3번째 타석에선 볼넷을 얻어냈다. 출루했지만, 연속 타석 무안타가 이어졌다.
2022년 김헌곤, 2010년 이대형 등 43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한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노시환. 하지만 44타석 연속 무안타 기로에서 시원한 장타를 쳤다. 한화가 1-4로 지고 있던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정해영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
노시환은 13일 SSG 랜더스전 6회 초 3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친 뒤 23일 KIA 1차전까지 40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했다. 0.359이었던 타율이 0.288까지 떨어졌다. 24일 KIA 2차전에서도 3타석 연속 안타를 치지 못하며 불명예스러운 순위(4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믿음에 부응했다. 경기 전 최원호 한화 감독은 "이대형 해설위원도 같은 경험이 있어서 물어봤더니, 이런 상황에서도 계속 타석에 나서는 게 낫다는 조언을 해주더라. 선수가 먼저 출전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말이다. (노시환) 스스로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전했다.
팀 간판타자 채은성도 23일 KIA전 9-5 승리를 이끈 뒤 노시환을 향한 조언을 해줬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냥 가만히 둬야 한다. 나도 그렇게 길게 안타를 치지 못한 적이 있지만, 결국에는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라고 했다.
23일 경기 전 마주친 노시환의 표정에선 그늘을 찾아볼 수 없었다. 매우 긴 터널을 지난 노시환. 이제 다시 날아오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