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테일러 와이드너(NC 다이노스)가 베일을 벗었다.
와이드너는 3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2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5-0에서 마운드를 내려갔고 경기가 5-0으로 끝나 KBO리그 데뷔전 승리를 따냈다. 강인권 NC 감독은 경기 전 "퓨처스(2군)리그에서 80구를 투구하고 올라왔기 때문에 오늘은 100구 안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고 와이드너는 투구 수 98개(스트라이크 66개)를 기록한 뒤 교체됐다.
관심이 쏠린 등판이었다. 와이드너는 지난 1월 NC와 총액 74만3000달러(9악9000만원·계약금 14만5000달러, 연봉 59만8000달러) 계약했다. '현역 빅리거'로 영입에 공을 들인 자원이었지만 시범경기 막판 허리 통증(디스크 신경증)을 느껴 전열에서 이탈했다. 개막전 엔트리 합류가 불발된 그는 재활군에서 따로 몸을 만들었다. 예상보다 공백이 길어졌는데 지난 18일과 23일 2군 경기에 등판, 1군 출격 준비를 마쳤다. 당초 지난 28일 한화 이글스전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우천 순연돼 두산으로 KBO리그 데뷔전 상대가 바뀌었다.
와이드너는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2회 초까지 삼진 4개를 뽑아냈다. 1-0으로 앞선 3회 초에는 2사 후 정수빈의 볼넷과 도루로 실점 위기가 만들어졌지만, 이유찬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4회 초에는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다. 그런데 흔들림이 없었다. 김재환을 좌익수 플라이, 양석환과 로하스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NC 타선은 4회 말 대거 4득점 하며 와이드너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줬다.
5회 초를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 처리한 와이드너는 6회 초 2사 후 양의지에게 2루타를 맞았다. 경기 두 번째 실점 위기에서 김재환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강인권 감독은 와이드너의 투구 수가 100개에 이르자 7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NC 전력분석에 따르면 이날 와이드너는 직구(50개)에 슬라이더(20개)와 체인지업(28개)까지 세 가지 구종을 섞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1㎞/h까지 찍혔고 변화구는 대부분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특히 스트라이크 하단을 자유자재로 공략,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선점했다.
NC는 이미 에릭 페디라는 걸출한 외국인 에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페디는 올 시즌 첫 10번의 선발 등판에서 8승 1패 평균자책점 1.47로 무시무시한 성적을 기록했다. 리그 다승 1위. NC로선 와이드너마저 선발진에 연착륙하면서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를 가동할 수 있게 됐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