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파격 카드가 통했다. 젊은 선수들이 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면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31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최근 부진 중인 오재일과 구자욱 두 베테랑 선수들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젊은 선수들 위주로 타선을 꾸린 것.
전날(30일) 아쉬운 패배 때문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전날 경기를 돌아보면서 “어려울 때 베테랑들이 풀어줘야 하는데 잘 안됐다”라면서 “어제는 젊은 선수들이 경기를 잘 풀어줬다. 고참 선수들이 각성해야 한다”라며 젊은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꾸린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삼성은 김현준(중견수)-피렐라(좌익수)-김동진(2루수)-강민호(포수)-이재현(유격수)-김동엽(지명타자)-이태훈(1루수)-강한울(3루수)-이성규(우익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구자욱이 빠진 자리엔 이성규가, 오재일이 빠진 1루수 자리는 이태훈이 맡았다. 전날 2안타씩 때려낸 김동진과 이재현이 3, 5번 타자 중책을 맡았다.
삼성의 파격 카드는 통했다. 전날 멀티안타로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한 김동진이 1회 안타로 물꼬를 트면서 삼성의 선취점을 이끌어냈고, 전날 홈런을 때린 이재현은 4회 2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어냈다. 거포 유망주 이태훈도 2회 안타를 때려내며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어린 선수들이 경기 초반 타격에서 맹활약하면서 팀의 활로를 개척했다.
오재일 대신 거포 해결사 역할을 맡은 김동엽의 부활도 반가웠다.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김동엽은 2-2로 팽팽하던 7회 초, 6이닝 2실점으로 순항하던 상대 선발 엘리아스의 공을 받아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지난 4월 3홈런 9타점 맹타를 휘두르던 중 햄스트링 손상으로 부상 이탈했던 김동엽은 이날 복귀 세 경기 만에 첫 안타 및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팀 승리와 자신의 부활을 알렸다.
삼성은 전날까지 팀 타율 0.245의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있었다. 팀 타율은 리그 9위에 병살타도 압도적 1위(37개)에 오르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이같은 부진에 삼성은 1군 타격코치를 세 명이나 두고 베테랑 선수들을 빼는 초강수를 뒀다. 그리고 삼성은 과감하게 투입한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앞세워 3-2로 승리,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