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오그레디(31)가 결국 퇴출당했다. 그와 함께 한 2개월은 한화 이글스에 최악의 시간으로 남게 됐다.
한화는 5월 31일 오그레디를 웨이버 공시했다. 정규시즌 22경기(86타석) 출전해 타율 0.125,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0.337을 기록한 끝에 내려진 퇴출 결정이었다. 두 차례 2군에 보내 재조정을 거칠 정도로 구단이 인내했지만, 끝내 반등하지 못한 채 한국을 떠났다.
당초 한화는 미국과 일본에서 보여준 오그레디의 일발 장타 능력을 기대했다. 지난해 타율 0.289 12홈런 19도루를 기록했던 마이크 터크먼과 재계약을 포기하고 오그레디를 선택했다. 터크먼의 다른 장점인 수비와 주루까지 모두 포기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공이 배트에 맞지 않았다. 오그레디의 콘택트는 지난해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뛸 때(타율 0.213)와 비교해도 지나치게 나빴다. 타석당 삼진 비율이 46.5%(2022년 27.7%)에 달했다. 올 시즌 30타석 이상 출전한 타자들 중 최악의 성적이다. OPS 0.337도 KBO리그 역대 외국인 타자 중 최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외국인 타자 선발은 누구든 실패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커리어를 갖춘 선수도 한국 무대 적응에 실패하고 돌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오그레디에 관해 가장 치명적인 건 시간이다. 교체를 결단할 때까지 두 달이나 걸렸다.
1군은 물론 2군에서도 좋아지는 모양새를 보여주지 못한 그에게 한화 구단은 86타석이나 기회를 줬다. KBO리그 외국인 타자 중 OPS 0.4 이하를 기록하고 그처럼 많은 타석을 부여받은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나마 가장 근접했던 게 지난해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리오 루이즈(94타석 OPS 0.496)다. 국내 타자들이 뛰어났던 LG는 루이즈의 부진에 그나마 타격이 덜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한 명의 활약이 절실했던 한화는 달랐다. 지난 두 달 한화는 타율(0.223) OPS(0.617) 득점(167점) 등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한화는 조속히 새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겠다고 전했다. 이미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를 영입한 만큼 대체 외인 카드도 한 장만 남았다. 플로어(보장된 성적의 하한선) 있는 타자를 구해와야 한다. 그래야 한화도 여름 이후에는 타선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