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테일러 와이드너(29·NC 다이노스)의 '널뛰기 피칭'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와이드너는 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혼쭐났다. 선발 등판한 그는 1회 말에만 안타 4개(2루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4실점 했다. 2회도 마찬가지였다. 실점은 1점이었지만 피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힘겹게 이닝을 막았다. 이날 경기 기록은 4와 3분의 2이닝 9피안타 9실점(9자책점).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는 주중 첫 경기가 아니었다면 더 이른 시점 강판당할 수 있었다. 그만큼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KBO리그 데뷔전 결과와 판이했다. 와이드너는 지난달 30일 창원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승리를 따냈다. 최고 151㎞/h까지 찍힌 위력적인 직구(포심 패스트볼)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조합, 탈삼진을 무려 9개(볼넷 1개)나 기록했다. 스트라이크존 하단을 자유자재로 공략하며 배트를 유인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경기 뒤 "와이드너가 완벽한 투구로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그런데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대량 실점하며 '0'이던 평균자책점이 7.59까지 치솟았다. 삼성전 피안타율은 0.391(시즌 0.256)에 이른다.
와이드너는 지난달 28일 1군 등록 전 퓨처스(2군)리그에서 2경기를 소화했다. 시범경기 막판 허리 통증(디스크 신경증)을 느껴 전열에서 이탈, 예상보다 공백이 길어졌다. 경기 감각 회복 차원에서 2군 경기를 뛰었는데 이 기간 글러브 동작과 관련한 투구 습관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흔히 말하는 '쿠세(투구 습관)'가 노출돼 이 부분을 조정한 것이다. 두산전 쾌투로 큰 문제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삼성전 난타로 물음표가 붙었다. 타자들이 너무 쉽게 때려내니 관련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삼성 A 타자는 "구위가 조금 떨어져서 그런지 타석에서 공이 잘 보였다"고 말했다.
삼성전에서 눈여겨볼 부분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구속이다. 이날 와이드너의 최고 구속은 148㎞/h로 두산전 대비 3㎞/h가 느렸다. 평균 구속은 더 떨어졌다. 1회 대부분의 직구 구속이 145㎞/h를 넘지 않았다. 4회와 5회에는 130㎞/h대 후반까지 찍혔다. 구속이 뒷받침하지 않으니, 슬라이더나 체인지업 같은 변화구가 타자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허리 문제로 이탈했다는 그의 이력을 고려하면 '구속 저하'는 만만하게 볼 사안이 아닐 수 있다. 다음 등판에서도 문제점이 반복하면 NC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KBO리그 첫 두 번의 등판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간 와이드너. 그의 세 번째 등판은 오는 11일 창원 SSG 랜더스전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