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가 '레전드' 최정(36)의 결승 만루포로 1위를 탈환했다.
SSG는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6-1 완승을 거뒀다. 9회까지 1-1 상황이 이어지는 팽팽한 투수전이었지만, 10회 홈런 두 개로 다섯 점을 더한 게 결정적이었다.
10회 빅 이닝까지 가는 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졌다. 선두 타자 김찬형은 하위 타선답게 볼넷으로 차분하게 출루했다. 이어 최근 타격감이 살아난 추신수가 안타로 기회를 이었다. 여기에 최지훈의 번트 때 두산이 야수 선택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면서 결국 흐름이 SSG를 향하게 됐다.
해결사는 최정이었다. 최정은 10회 무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 11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이영하의 한가운데 136㎞/h 슬라이더 실투를 쳐 그랜드슬램으로 연결했다. 시즌 15호포이자 개인 통산 444번째 홈런, 13번째 만루포다. 이날 만루포로 통산 만루포 순위에서 이범호(17개)에 이은 강민호와 공동 2위에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마운드에서는 조성훈의 호투가 컸다. 대체 선발이었던 조성훈은 2018년 후 첫 1군 등판이었으나 4이닝을 5피안타 1볼넷 1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제 임무를 마쳤다. 두산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와 선발 매치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팀 승리의 기반을 마련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성훈이가 프로 첫 선발임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호투를 보여줬다. 내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피칭이었다"며 "특히 위기 상황에서 공격적인 투구로 위기를 잘 극복했다. 오늘 경기의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줬다. 다음 경기도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이어 "불펜 투수들이 오늘 최소실점으로 막아준 부분이 연장전 승리의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10회 만루 홈런까지 가는 과정까지 짚었다. 그는 "야수 쪽에서는 10회초 공격에서 만루홈런이 나오는 과정이 좋았다"며 "집중안타는 없었지만 찬형이 볼넷, 신수 안타, 지훈이 번트가 정이의 좋은 결과를 만들어줬다. 그 찬스를 정이가 스타답게 만루홈런을 쳐줬다. 역시 최정이다"라고 치켜세웠다.
김원형 감독은 마지막으로 연장 승부를 소화한 선수단 전원의 공을 언급했다. 그는 "주초 힘든 경기가 예상됐지만 상대 에이스를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것 같다. 선수단 모두 고생했다"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