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를 누빌 태극 낭자 23인이 공개됐다. 콜린 벨(61)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전언대로 오로지 실력만 보고 최종 명단을 꾸렸다.
대한축구협회(KFA)는 5일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나설 23인을 발표했다. 지소연(32·수원FC) 조소현(35·토트넘) 등 경험 많은 베테랑과 패기 있는 신예 배예빈(18·위덕대) 천가람(20·화천KSPO) 등 ‘신구’가 적절히 섞였다. 벨 감독은 “이번 명단은 경험과 에너지의 균형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7년생 혼혈 선수인 케이시 유진 페어(16·PDA)가 승선한 게 단연 화두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페어는 지난달 한국 여자 성인 대표팀 역사상 첫 혼혈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언니들과 2주간의 치열한 경쟁 끝에 ‘깜짝 발탁’의 주인공이 됐다.
벨 감독은 “페어는 좋은 피지컬(1m78㎝·68㎏)을 지녔고, 양발을 활용한 마무리 능력이 좋다. 학습 능력도 뛰어나다”며 “그는 대표팀에 본인 자리가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 잘 적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어를 즉시 전력감이라고 단언한 벨 감독은 “월드컵에 갈 때 한 명의 승객이 아닌, 한 명의 소중한 선수”라고 표현했다.
페어는 “(대표팀에서) 기회를 받을 수 있어 영광이다. 팀에 도움 될 수 있도록 어떤 일이든 하겠다”며 “나는 스피드와 피지컬이 좋다. 사이드에서 1대1 싸움 등 팀에 기여할 강점이 있다”고 자신했다.
한국 남녀 성인 대표팀을 통틀어 역대 최연소 월드컵 참가 선수가 된 페어는 맏언니인 수문장 김정미(38·인천현대제철)와 22세 차이가 난다. 최종 명단을 오로지 실력만 보고 꾸렸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예 멤버를 꾸린 벨호는 오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티와 최종 모의고사를 치른 후, 결전지인 호주로 10일 출국한다. 한국은 오는 25일 콜롬비아와 조별리그 1차전을 시작으로 모로코(30일) 독일(8월 3일)과 차례로 격돌한다.
4년간의 준비를 마친 후 월드컵에 나서는 벨 감독은 “내부적으로 정산 목표와 비전이 있다. 유일한 포커스는 첫 경기인 콜롬비아전이다. 여기서 목표를 말할 수 있지만, 운동장에서 보여줘야 한다”며 “선수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콜롬비아전을 이기는 것이다. 그것에만 집중할 것이며 (승리를) 이뤄낼 정도로 잘한다고 생각한다”고 자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