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개봉한 플로리안 젤러 감독의 신작 ‘더 썬’은 그 무엇보다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었던 남자 피터(휴 잭맨)가 삶이 버거운 아들 니콜라스(젠 맥그라스)를 다시 만나며 펼쳐지는 가슴 먹먹한 이야기로, 제7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어 10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은 작품이다. ‘더 썬’은 플로리안 젤러 감독의 가족 3부작 중 두 번째 이야기로, 치매에 걸린 아버지의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해 극찬을 받았던 ‘더 파더’에 이어, 우울증을 소재로 실제 경험을 다룬 듯 생생하면서 감동적인 스토리를 완성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더 파더’ 이후 ‘더 썬’으로 다시 만나게 된 벤 스미사드 촬영 감독과 플로리안 젤러 감독은 카메라 워크에 대한 접근 방식을 캐릭터가 지닌 감정의 연장선으로 생각했다. 플로리안 젤러 감독은 “벤과 함께 영화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일을 아주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캐릭터의 감정이 무너지고 있을 때 핸드헬드 카메라를 사용했고,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비극적인 장면에서는 프레임 밖에서 촬영해 잘 보이지 않게 했다”고 감정을 반영한 촬영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플로리안 젤러 감독은 이러한 시각적 언어를 통해 관객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영화를 해석할 수 있도록 하고, ‘주변 사람들의 신호를 알아차리고 행동으로 옮기라’는 영화의 메시지에 대한 열쇠를 만들었다.
벤 스미사드 촬영 감독과 플로리안 젤러 감독은 자기 파괴의 주기적 특성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플로리안 젤러 감독은 “영화에는 세탁기처럼 많은 원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관객이 ‘왜 세탁기를 찍는지 모르겠다’는 느낌을 받길 바랐다. 하지만 이 영화는 세대 간의 순환을 깨는 것이 목적이다. 피터는 좋은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아들로서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자신이 생각하는 아버지가 되지 못했다는 걸 인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그가 매우 폭력적인 아버지를 뒀고, 통제력을 잃었을 때 그가 매우 권위적인 아버지가 된다는 것을 안다. 이 영화는 그 고통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 수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라며 영화의 주제를 촬영을 통해 어떻게 표현했는지 이야기해 더욱 기대를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