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프로필상 키는 1m75㎝다. 올 시즌 샌디에이고 선수단 평균 키(1m85㎝)보다 10㎝ 가량 작다. 메이저리그(MLB) 최단신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1m68)와 비교해 7㎝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체구가 작은 편에 속하지만, 활약은 놀랍다. 지난해 데뷔 첫 MLB 두 자릿수 홈런(11개)을 때려낸 데 이어 올 시즌에는 개인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17개(26일 기준)까지 늘렸다.
김하성의 장타 비결은 뭘까. 부천중학교에서 김하성을 지도한 박건수 대원중 감독은 "김하성은 중학교 때 체구가 작았는데 손목 힘 하나는 월등히 좋았다. 그 조그마한 선수가 아귀힘으로만 사과를 깰 정도였다"며 "작은 체구로 왜 홈런을 많이 치냐는 기사가 나오던데 손목에서 나오는 힘이 그만큼 탁월하다. 노력도 중요하지만, (신체적으로) 어느 정도 타고난 부분"이라고 말했다.
고형욱 키움 히어로즈 단장의 기억도 비슷하다. 고 단장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 당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스카우트 차장이었다. 김하성을 지명한 과정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그는 "공·수·주가 다 되는 선수였다. 여기에 손목 힘이 다른 선수들보다 월등했다. 그 덕분에 체구가 작지만 장타 생산력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2020년 김하성은 1997년 이종범(30개) 2014년 강정호(40개)에 이어 KBO리그 역대 세 번째 유격수 30홈런을 달성했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시즌, 가공할 만한 화력으로 빅리그 스카우트의 눈도장을 찍었다.
MLB에서도 타격 능력이 뒤처지지 않는다. 빠르게 적응 중이다. 야탑고 감독 시절 김하성과 사제 간 연을 맺은 김성용 SSG 랜더스 단장은 "미국에 가서 스트렝스 파워 트레이닝을 많이 받은 거 같다. 그런 부분이 (타석에서의) 순간적인 폭발력이나 순발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