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부상 복귀 시즌을 마무리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발판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3이닝 동안 7피안타 2실점을 기록한 뒤 토론토가 1-2로 지고 있던 4회 초 수비 시작과 동시에 마운드를 넘겼다. 올 시즌 등판한 11경기 중 가장 적은 이닝(3)과 투구 수(52개)를 남겼다. 팀 타선이 역전을 만들며 승패는 기록하지 않았다.
조기강판은 두 가지 이유로 볼 수 있다. 일단 류현진의 투구 내용이 안 좋았다. 피안타 7개는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9피안타), 바로 전 등판이었던 지난달 24일 탬파베이전(7피안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었다. 이닝 소화(3이) 정도를 고려하면 얼마나 고전했는지 알 수 있다.
여기에 토론토는 이날 포스트시즌(PS) 진출을 확정할 수 있는 날이었다.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2순위인 토론토는 4위 시애틀 매리너스에 2경기 앞서 있다. 이날(1일) 탬파베이전에서 승리하면 남은 경기와 상관 없이 PS행이 확정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5-7로 패했지만, 경기 초반엔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벤치에서 강수를 뒀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1년 2개월 만에 복귀했다. 등판한 11경기에서 3승 3패·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특유의 정확한 제구와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은 여전했다.
마무리는 아쉬웠다. 특히 같은 지구(AL 동부) 탬파베이전 약세를 떨쳐내지 못한 게 아쉽다. 류현진은 올 시즌 전까지 통산 5번 출전한 탬파베이전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총 24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56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겼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올 시즌 두 경기는 매우 약했다. 지난달 24일 등판에선 피홈런 3개를 허용하며 5점을 내줬다. 이날(1일) 등판에서도 피안타가 너무 많았다.
특히 특히 해롤드 라미레스, 아이작 파레데스, 조쉬 로우에게 두 경기 연속 고전했다. 지난달 24일 등판에선 1회 초 로우에게 스리런홈런을 맞고 초반 기세 싸움에서 밀렸다. 이날(1일) 등판에선 3번 타자로 나선 레미레스와 4번 파레데스에게 1회와 3회 모두 연속 안타를 맞았다.
류현진은 통산 탬파베이전에서 31이닝을 소화하며 14실점을 내줬다. 탬파베이 홈구장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약했지만, 올해는 홈에서만 두 차례 무너졌다.
류현진은 올 시즌 내구성 의구심을 지우지 못했다. 부상 복귀 첫 시즌이었기 때문에 팀 차원에서 부상 관리를 받았다. 100구 이상 던진 경기가 없었다. 6이닝을 채운 등판한 한 번뿐이었다. 여기에 탬파베이전에 약하다는 꼬리표까지 떼어내지 못했다.
류현진과 토론토의 계약은 올 시즌까지다. 토론토가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해도, 류현진은 선발 투수가 4명 이상 필요한 챔피언십시리즈 또는 월드시리즈에서나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1일 탬파베이전은 류현진이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뛴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과 계약은 팀 분ㅇ뉘기를 조금이나마 바꾼 첫 단추"였다고 돌아보며 "류현진의 영향력은 엄청났다. 베테랑 투수로 다른 투수에게 도움을 줬다. 포수에게도 도움을 줬다. 꾸준하게 존재감을 보여줬다"라고 극찬했다.
30대 후반에 다가선 나이, 부상 이력은 변수지만, 류현진은 5이닝 이상 3실점 이하로 막아줄 수 있는 기량과 경험을 갖춘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젊은 투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제 류현진과 토론토의 동행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