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점퍼'는 현역 최고 점퍼와의 '경쟁'도 기록 경신에 대한 '도전'도 즐길 줄 안다.
우상혁(27·용인시청)은 4일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 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3을 기록, 결선에 참가한 12명 중 전체 2위를 기록했다. 금메달은 2m35를 1차 시기에 통과한 라이벌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이 대회 세 번째 정상에 올랐다.
우상혁은 바르심을 보며 최고 높이뛰기 선수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그는 "오늘 바르심과 최종 높이에서 경쟁해 영광이다. 어렸을 때 '내가 과연 저 선수(바르심)와 같이 뛰는 위치에 도달할까' 싶었는데 이뤄졌다"고 웃었다.
우상혁과 바르심은 세계 최고 점퍼를 놓고 다투는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번 대회 우상혁과 바르심의 대결을 해외 언론에서도 관심을 두고 지켜봤다. 세계랭킹 4위 우상혁의 최고 기록은 2m35다. 세계선수권 3연패, 도쿄 올림픽 공동 금메달 출신의 현역 세계 점퍼 바르심은 2m43이 최고 기록이다. 올 시즌 개인 베스트 기록만 놓고 보면 우상혁이 2m35, 바르심이 2m36으로 막상막하다.
우상혁은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언젠가 바르심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각오로 훈련하고 있다. 그는 "바르심은 내 승부욕을 불태워주는 선수다. 앞으로도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이라며 "그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하면서 내 기량도 향상돼 흥미롭다. 재밌는 높이뛰기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우상혁은 떠오르는 신성으로 세계 무대에서 점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도쿄 올림픽(4위)을 통해 희망을 안긴 그는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대회 우승했다. 지난달 열린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는 2m35를 넘어 한국 육상에 새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고교생이던 2014년 인천 대회에서 10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2위(2m28)를 했다. 그는 "5년 전엔 억지로 2m28을 뛰었다. 지금 다시 보면 '어떻게 뛰었을까' 싶은데 지금은 여유롭게 뛰고 있다. 그때는 강박과 압박 속에 즐기지 못했고, 지금은 높이뛰기를 즐기고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위치에 올라서려면 기록 경신이 필요하다. 그는 "앞으로 2m37, 2m38, 2m39, 2m40 다 도전할 것"이라면서 "계속 도전하고 노력하면 언젠가 넘지 않을까 싶다. 파리 올림픽까지 그 기록을 넘을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