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현의 목표는 '끝판왕' 오승환 같은 마무리 투수가 되는 것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박영현은 5일 중국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AG 야구 슈퍼라운드 1차전에 등판, 8·9회를 실점 없이 막아내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5회까지 일본 투수 가요 슈이치로를 공략하지 못해 5회까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 그 소속 투수에 고전한 것만으로도 망신이었다.
한국은 6회 말 공격에서 캡틴 김혜성이 발로 2루타를 만들며 득점 기회를 열었고, 최지훈의 희생번트와 노시환의 희생플라이로 추가 1득점하며 비로소 리드를 잡았다.
선발 투수 박세웅이 6이닝 무실점 호투를 이어간 가운데, 박영현의 무대는 8회부터 시작됐다. 그는 선두 타자 나카무라 진, 후속 키나미 료를 각각 삼진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후속 나카가와 히로키에게 좌전 2루타를 맞았지만, 대타 시모카와 카즈야를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냈다.
한국 타선은 8회 말 노시환이 적시타를 치며 추가 1득점했다.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나선 박영현은 야수 실책에도 실점을 막았다. 9회 초 선두 타자 기타무라 쇼지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했지만, 유격수 송구 실책이 나오며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 상대한 사토 타츠히코에겐 빗맞은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박영현은 스트라이크존(S존) 낮은 코스로 깔리는 포심 패스트볼(직구)로 후속 타자들을 제압했다. 등 뒤에 주자를 두고 상대한 마루야마 마사시에게 2루 땅볼을 유도해, 1루 선행 주자를 잡아냈고, 이어진 사사가와 코헤이와의 승부에서도 2루 땅볼을 유도, 4(2루수) 6(유격수) 3(1루수) 병살타까지 만들어내며 한국의 리드를 지켜냈다.
경기 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박영현에 대해 "구원 투수 중 구위가 가장 좋다"면서 이날 일본전처럼 마무리 투수로 그를 활용할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박영현은 지난 2일 대만전에서도 1과 3분의 1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삼진만 3개를 잡아내며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7회 상대한 쩡종저와 린즈웨이는 모두 3구 삼진 처리했다. 1일 홍콩과의 예선 첫 경기에서도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아내며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해싿.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된 박영현은 올 시즌 32홀드,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했다. 2일 기준으로 KBO리그 홀드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투수다. 신인 시절부터 선발 투수가 아닌 마무리 투수를 바랐고, KBO리그 대표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롤모델로 삼았다. 2년 차에 홀드왕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고, AG 대표팀에서는 마무리 투수 역할까지 해냈다. 이번 AG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