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 비보이’ 김홍열(Hong10)의 도전은 파리까지 이어진다. 이제 막 큰 대회를 마친 그는 쉴 새 없이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김홍열은 지난 7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브레이킹 남자부 결승전에서 나카라이 시게유키(Shigekix·일본)에 라운드 점수 1-2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간발의 차로 금메달을 놓쳤지만, 김홍열은 국민들의 박수를 끌어냈다. 38세인 그가 열일곱 살이나 어린 나카라이와 대등한 대결을 펼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체력과 기술이 중요한 브레이킹 종목에서 ‘노장’ 축에 속하는 김홍열이 메달을 따낸 것 자체가 세간에 큰 울림을 줬다.
AG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브레이킹의 한국 첫 메달리스트가 된 김홍열은 이번 대회 폐회식에서 태극기를 들고 입장했다. 쟁쟁한 금메달리스트를 제치고 기수로 선정될 만치, 그의 은메달은 의미가 컸다는 뜻이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지만, 그의 도전은 멈출 줄 모른다. 김홍열은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프랑스 파리 롤랑 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리는 ‘레드불 비씨원’ 파이널에 참가한다. AG를 마친 김홍열은 “올림픽 메달 가능성이 있는 친구들이 나와서 올림픽 전초전이라고 보면 된다”며 “내 목표는 올림픽이다. 그 이후에는 휴식이 필요하겠지만, 그때까지는 달린다”고 말했다.
레드불 비씨원은 세계 4대 비보이 대회 중 하나다. 레드불 비씨원은 여느 대회와 달리 최정상 브레이커들이 모여 일대일로 우열을 가린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최고의 비보이’ 칭호가 붙는다. 앞서 두 차례(2006·2013년) 이 대회를 제패하며 ‘전설’ 반열에 선 김홍열은 또 한 번 최고 선수들과 대결에서 기량을 점검할 예정이다.
2001년부터 국제 무대에 출전해 22년째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김홍열은 아직 지치지 않았다. 브레이킹이 2024 파리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되면서 그가 또 한 번 한국 브레이킹의 새 역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항저우에서 선보인 ‘홍텐 프리즈(시그니처 기술)’가 파리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