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듯 닮았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과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이 큰 점수 차에도 필승조 투수들을 투입한 이유 얘기다.
정규시즌 2위 KT와 준플레이오프(PO) 승리팀 NC는 지나 3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5전 3승제로 진행되는 PO 1차전을 치렀다. 경기는 NC가 9-5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KS) 진출 확률 78.1%를 잡았다.
4점 차지만 일방적인 경기였다. KT는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가 3이닝 동안 7점을 내주며 무너졌고, NC는 정규시즌 '20승 투수' 에릭 페디가 6이닝 동안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이후 8-1 스코어가 8회까지 이어졌다. KT는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배정대가 만루홈런을 치며 4점 차로 따라 붙었지만, 추격 동력은 이미 소진됐다.
눈길을 끄는 건 투수 운영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점수가 1-6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이번 포스트시즌(PS) 마운드 키맨으로 평가 받는 엄상백을 마운드에 올렸다.
점수 차가 더 벌어진 상황에서도 필승조 손동현과 박영현까지 투입했다.
이강철 감독은 이에 대해 "많은 팬분들이 오셨다. 최대한 막아 보려고 했다. 그렇게 해야 (따라 붙을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서) 상대 투수들을 더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라고 전했다. 정규시즌 최종전(10일) 이후 휴식기가 길어진 탓에 불펜 투수들의 실전 감각 회복도 유도해야 했다고.
8회를 책임지는 셋업맨 박영현까지 등판한 건 분명히 의외였다. 이강철 감독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NC도 마찬가지다. 8-1로 앞선 7회부터 이번 PS 필승조 김영규와 류진욱을 차례로 투입했다. 9-1로 앞선 9회 말, 김시훈이 흔들리며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는 마무리 투수 이용찬까지 내줬다. 그가 배정대에게 만루홈런을 맞으며 추격을 허용했지만, 일단 리드를 지켜냈다.
2차전을 앞둔 강인권 감독은 불펜 운영에 대해 "상대가 휴식기가 있었기 때문에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고 생각했다. 1차전에서 타격감을 찾기 전에 힘으로 제압할 필요가 있었다.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강인권 감독은 포스트시즌(PS)을 처음 치른다. 하지만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부터 5연승을 이끌고 있다. 패전은 없었다.
강 감독은 "모두 내 얼굴을 보고 있는 것 같아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제일 힘들다"라고 웃어 보인 뒤 "아무래도 투수 운영이 어렵다. 예측은 가능하지만 결과는 어떻게 나올 지 모른다"라며 "그래도 정규시즌보다는 조금 빠른 교체가 맞는 것 같더라. 불펜진 체력 저하가 염려되지만, 그렇게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2차전도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KT는 2차전까지 패하면, KS 진출 확률 88.2%까지 내준다. NC는 당연히 취하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