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한국가스공사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시즌 초반 1승 12패까지 추락했던 팀이 최근엔 5승 1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어느덧 플레이오프(PO) 진출까지 바라보고 있다. 반등의 원동력은 강혁 감독대행 체제에서 끈끈하게 뭉친 ‘원팀’ 분위기다.
지난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전은 달라진 가스공사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준 한판이었다. 이날 가스공사는 1쿼터 리드를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은 끝에 15점 차 완승을 거뒀다. 경기 후 적장 전희철 SK 감독이 “완패다. 이것저것 해볼 수도 없는 경기였다”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였다.
김낙현과 이대헌, 두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거둔 승리였다는 점에서 의미는 더욱 컸다. 외국인 선수 니콜슨 앤드류(33득점)와 샘조세프 벨란겔(17득점)이 50점을 합작한 가운데 박지훈(13득점) 신승민 등도 공·수에서 힘을 보탰다. SK 역시 김선형과 허일영, 안영준이 부상으로 이탈한 전력이긴 했으나 홈에서 일방적으로 밀린 경기는 예상하지 못한 흐름이었다.
최근 5승 1패를 거두고도 팀 승률(0.364)이 여전히 4할에 못 미치는 건 시즌 초반 부진이 그만큼 심각했다는 뜻이자, 그만큼 ‘완전한 반등’에 성공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눈에 띄게 달라진 지표는 수비력이다. 평균 득점은 시즌 전반에 걸쳐 큰 격차는 없는데, 실점이 눈에 띄게 줄었다. 최근 6경기 실점은 평균 75.67점. 그전 27경기 평균 실점 86.22점에 비해 수비 집중력이 크게 높아졌다.
강혁 감독대행도 원팀으로 뭉쳐진 팀 분위기가 수비 안정화 등으로 이어졌다고 봤다. 그는 “시즌 초반 실점이 90점을 넘길 때 있었고, 팀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날수록 응집력이 많이 생겼다. 수비에서도 서로 간 신뢰와 믿음이 많이 생겼다. 덕분에 팀이 끈끈해졌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수 니콜슨 역시 “중요한 두 선수가 빠졌는데도 선수들이 저마다 한 발 더 뛰는 자세로 열심히 해줬다”며 달라진 팀 분위기를 전했다.
어느덧 6위와 격차는 4경기 차. 한때 최하위에 머물렀던 가스공사의 시선에 어느덧 PO가 보이기 시작했다. 강혁 대행은 그러나 “PO는 신경 쓸 때가 아니다. 그저 한 경기씩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똑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했다. 지금처럼 차근차근 가다 보면 시즌을 마친 뒤 성과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란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