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지난 12일 "외국인 선수를 링컨 윌리엄스에서 무라드로 교체하는 공시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무라드는 11월 말부터 허리와 무릎 부상으로 결장한 링컨의 일시 교체 외국인 선수로 지난해 12월 말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따르면 기존 외국인 선수의 부상이 4주 이상일 시 일시 교체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 다만 진단서 발행일로부터 2개월 이내 기존(재활) 선수와 일시 교체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을 택해야만 한다.
대한항공은 무라드를 선택했다. 링컨의 몸 상태가 아직 완벽하지 않고, 잠재력을 지닌 무라드가 V리그 적응을 마치면서 우승 도전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무라드는 V리그 최초의 파키스탄 출신 선수다. 무라드는 연령별 대표팀을 거쳤지만, 파키스탄의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은 49위로 우리보다 수준이 낮다. 과거 세르비아와 불가리아 리그에선 후보 선수에 머물면서 V리그에 올 때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파키스탄이 한국을 3-0으로 격파할 때 19득점으로 공격 선봉장에 서며 V리그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무라드는 대한항공에 입단한 뒤에도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이 분전하자 주로 벤치만 지켰다.
그러다가 지난달 12일 현대캐피탈전에서 무려 52득점을 폭발하며 입지를 점점 넓혀갔다. 무라드는 "한국에 계속 머물고 싶고, 계속 뛰고 싶다"라며 "이번 시즌을 마친 뒤엔 기술적으로 더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던졌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무라드는 좋은 피지컬을 이용한 강력한 공격력과 블로킹 능력이 우수하며 잠재력이 높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무라드는 V리그 11경기에서 152득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이 57.20%로 높다.
대한항공은 V리그 최초 통합 4연패에 도전한다. '배구 명가' 삼성화재가 7연속 챔프전 우승을 달성한 적 있지만, 통합 우승은 3연패가 최다였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한국전력을 3-0으로 격파하고 74일 만에 선두로 올라섰다. 12일 우리카드가 현대캐피탈을 3-0으로 꺾으면서 하루 만에 선두를 뺏겼지만, 한 경기 승패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우리카드가 승점 55, 대한항공은 53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무라드가 지난 8주 동안 팀에 적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팀의 목표인 우승을 달성하는 데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