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충남아산 감독이 데뷔전에서 쓴잔을 들이켰다. 하지만 ‘명가’ 수원 삼성을 상대로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제자들을 칭찬했다. 동시에 수원 팬들의 열띤 응원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김현석 감독이 이끄는 충남아산은 3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1라운드에서 1-2로 졌다. 

충남아산은 전반에만 뮬리치에게 2골을 내줬지만, 상대 수비수 조윤성이 퇴장당하며 수적 우위를 점한 채 후반을 시작했다. 이후엔 연이어 수원의 측면을 두드렸고, 정마호의 만회 득점까지 터지는 등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특히 충남아산은 이날 개막전을 앞두고 4명의 주전 선수가 이탈한 상태였음에도, 후반에는 수원을 상대로 앞서는 장면을 보여줬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마주한 김현석 감독 역시 제자들을 치켜세웠다. 김 감독은 “경기 뒤 선수들 사이에서 아쉬움은 있었지만, 절망감은 없었다. 선수들의 표정이 완전히 밝진 않았지만, 잘할 수 있겠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선수들이 수원을 상대로 기죽지 않고 경기를 해줘서 고맙다. 배운 것이 많은 경기였다”라고 설명했다.

김현석 감독 역시 이날이 데뷔전이었다. 경기 전엔 자신만의 팀컬러를 보여주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감독은 “수비수 이은범이 이른 시간 부상으로 빠지면서, 준비한 것이 모든 게 이뤄지진 않았다”면서도 “반면 동계 훈련에서 백3에서 백4로 바꾸는 훈련을 했는데, 후반전에선 그런 모습이 잘 이뤄진 것 같다”라고 평했다.

비록 패배였지만, 지난해 K리그2 10위 충남아산은 수원에 앞서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취재진이 ‘수원의 전력을 평가해달라’라고 하자, 김현석 감독은 “그래도 2부 중엔 제일 스쿼드가 좋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짧게 말했다.

이어 이날 만회 득점을 터뜨린 ‘신인’ 정마호에게는 박수를 보냈다. 김현석 감독은 “오늘처럼 잘할지 생각 못했다. 신인답지 않게 본인의 역할을 너무 잘해줬다. 오늘을 계기로, 시간이 더 지나면 좋은 선수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김현석 감독은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함성 소리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김 감독은 “팬들의 환호가 너무 큰 탓에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라고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