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희는 17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벌인 광주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3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을 기록, 포항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포항은 2연승을 질주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게 됐고, 구단 역사상 최초 K리그1 개막 3연승을 노렸던 광주에 찬물을 끼얹었다.
경기 후 정재희는 “광주가 요즘 잘나가는 팀이라 걱정도 많이 했지만, 준비도 잘했다. 선수들이 준비한 것을 잘해줘서 이겼다. 기분이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날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정재희는 후반 28분 김인성 대신 교체 투입됐다. 후반에 함께 피치를 밟은 장신 공격수 이호재와 결승골을 합작했다. 황인재가 길게 찬 골킥을 이호재가 헤더로 연결, 뒷공간으로 재빠르게 침투하던 정재희가 일대일 상황에서 오른발로 골을 낚아챘다.
기쁨도 잠시. 정재희는 골망을 가른 후 그라운드에서 초조한 시간을 보냈다. VAR(비디오판독)이 길어진 것이다. 결국 골로 인정됐지만, 정재희는 “인천전 때 (득점이) 취소된 게 생각났다. (이번에는) 손에 안 맞았다고 생각했는데, 오래 보시길래 걱정했다”고 떠올렸다.
정재희에게는 감격스러운 복귀전이었다. 정재희는 지난 시즌 여러 차례 햄스트링을 다치며 피치에 서는 일이 부쩍 줄었다. 지난해 10월에는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하자마자 또 다쳐 일찍이 2023시즌을 마쳤다.
부상 회복에 전념한 지난해를 떠올린 정재희는 “진짜 힘들었다. 복귀를 무난히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계속 복귀하려고 하면 다쳤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있었다. 우리 팀은 이기는 데 내가 저기에 껴 있지 못하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올해 되게 예민했고 트레이너 선생님들을 괴롭혔다. 내가 잘 복귀한 것에 지분이 많으시다. 뭐든 해보자고 해서 밀가루도 안 먹고 있다. 나 때문에 고생하신 지원 스태프들의 힘이 크다. 매일 치료받고 있다”고 감사를 전했다.
광주전 득점은 그에게 유독 특별했다. 그는 “작년 광주전이었던 4월 9일에 딱 다쳤다. 오늘도 굉장히 불안했다. 그런(부상) 생각이 들었다. 준비를 잘한 만큼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는 문제가 없었고 골로 그 기억을 덮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했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정재희는 “(올 시즌에는) ‘진짜 잘해야겠다’ ‘몇 골을 넣어야겠다’보다 안 다치겠다가 첫 번째다. 경기장에서 뛸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 안 다치고 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