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르는 26일 기준 시즌 2경기에 등판, 1과 2분의 2이닝 무실점 중이다. 6타자 상대해 볼넷 1개를 내줬지만 삼진 3개를 잡아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0.60으로 수준급이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24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1이닝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쾌투, 26일 광주 KIA전에서도 3분의 2이닝 무실점하며 김태형 롯데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1-2로 뒤진 8회 말 1사 1루에서 등판해 최형우와 김선빈을 공 6개로 연속 범타 처리했다.
전미르의 활약과 맞물려 필승조 구승민의 부진이 심각하다. 구승민은 시즌 첫 두 번의 등판에서 모두 실점했다. 1패 평균자책점이 54.00(3분의 2이닝 4실점)에 이른다. 26일 경기에서도 1-1로 맞선 8회 마운드를 밟아 '안타→희생 번트→폭투'로 1사 3루 위기를 자초한 뒤 소크라테스에게 결승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전미르는 구승민 다음 등판해 불을 껐다. 구승민이 통산 108홀드를 따낸 베테랑이지만 구위만 보면 전미르가 훨씬 안정적이다.
김태형 감독은 "(전미르를 편한 상황에서 투입하기엔) 점수 차가 계속 타이트하게 가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개막 3연패를 당한 롯데는 점수 차가 2점, 1점, 1점으로 크지 않았다. 필승조를 계속 투입하다 보니 전미르도 타이트한 분위기 속에 마운드를 밟는다. 그런데 결과가 기대 이상이다.
전미르는 26일 경기에 앞서 본지와 인터뷰에서 "팀이 필요로 하는 상황마다 마운드에 올라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 올라가서 주눅이 들지 않고 씩씩하게 내 공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선수를 향한 사령탑의 평가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점점 그 페이스대로 던진다면 중요할 때 나갈 수 있을 거 같다"며 전미르의 보직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부진에 빠진 구승민에 대해 김 감독은 "구속은 나오는 거 같은데 팔 스윙 자체가 조금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 일단은 좀 지켜보겠다"고 평가를 보류했다.